[지지대] ‘드라이브 스루’ 집회
[지지대] ‘드라이브 스루’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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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스루(Drive Thru)’는 소비자가 매장에 들어가지 않고 차에 탄 채로 햄버거나 음료를 주문해 받는 서비스다. 패스트푸드 체인점 등에서 주로 이용돼 왔다. 1930년대 미국에서 시행된 이후 전 세계로 퍼졌으며, 우리나라에는 1992년 맥도날드 부산 해운대점에 최초의 드라이브 스루가 등장했다. 지금은 식당, 책방, 은행 등에서도 이용되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는 코로나19 사태에서 빛을 발했다. 2020년 2월 한국은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검사 방법으로 드라이브 스루를 개발했다. 안전하게 차에 탄 채로 동선을 따라 접수부터 문진, 체온 측정, 코와 입에서 검체 채취, 차량 소독까지 마치는 선별진료소를 고안해낸 것이다. 드라이브 스루는 환자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검사시간을 10분으로 줄여 의료기관 내 감염과 전파 위험을 낮추면서 신속한 검사시스템을 구축해 ‘혁신적’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아이디어는 코로나19 ‘국내 1번 확진자’ 주치의인 인천의료원 김진용 감염내과 과장이 냈다. 신천지 사태로 검진 대상자가 폭증하자 진료와 차량의 결합을 고안했고, 칠곡경북대병원이 처음 드라이브 스루를 설치했다. 이후 전국으로 확대됐고, 세계 주요 언론의 극찬 속에 미국, 영국, 독일 등 여러 나라에서 앞다퉈 벤치마킹했다.

추석 연휴에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해 부모님 찾아뵙기, 고향가는 길을 포기한 이들이 많은데 10월 3일 개천절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큰 고통과 불편을 초래한 광화문 집회세력이 개천절 집회로 또 한번 민폐를 끼치려 하고 있다. 정부의 개천절 집회 불허 및 엄단 방침에 김진태·민경욱 전 의원 등 정치인들은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라도 집회를 강행하자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도 “교통과 방역에 방해되지 않는다면 그 사람들의 권리 아니겠나”며 지원사격에 나서는 모양새다. 분노하는 국민이 많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은 ‘드라이브 스루’ 집회도 금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현 상황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 추석 연휴가 코로나 재확산의 최대 고비인 만큼 방역당국 지침에 협조해야 한다. 민족 대명절에 귀향까지 미뤄가며 고통을 감내하는 국민의 인내가 헛수고가 되지 않도록 차량 집회를 철회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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