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귀성 대신 ‘추캉스’
[지지대] 귀성 대신 ‘추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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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추석 연휴에 강원도 한 사찰에 템플스테이를 예약했었다. 휴식형 템플스테이는 프로그램 참여를 안하고, 그곳에서 숙박만 하며 내 맘대로 오롯이 쉴 수 있어 가끔 이용했다. 이번 연휴에도 숲 속에서 매일 걷는데 집중하며 몸과 마음의 근육을 키워보려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엄중해 집 떠나는게 맘에 걸리긴 했지만, 산 속이라 괜찮겠지 하며 조용히 다녀오려 했다.

지난 토요일 예약한 사찰에서 전화가 왔다. 템플스테이를 긴급 중단하게 돼 환불 해준다는 내용이었다. 국민 모두의 인내와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라 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 사찰의 템플스테이를 10월4일까지 중지한다고 했다. 계획에 차질이 생겨 조금 섭섭하긴 했지만, 정부 방침대로 이동을 자제하는게 맞다 싶었다.

정부가 28일부터 10월11일까지를 ‘추석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해 방역 고삐를 죄고 있다. 열차표 판매를 절반으로 줄이고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 혜택을 없앴다. 휴게소에선 취식은 안되고 포장만 가능하다. 지자체들은 성묘객 사전예약제, 온라인 성묘 시스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7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현재 상황이) 전쟁에 준하는 사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추석 연휴 고향 방문 자제를 당부했다.

정부가 이동자제를 권고했지만, 5일간의 황금연휴에 여행을 떠나려는 ‘추캉스족’에 여름 휴가를 제대로 보내지 못한 ‘늦캉스족’이 몰리면서 전국 주요 리조트와 호텔, 캠핑장, 골프장 예약이 끝난 상태라고 한다. 고향에 가지 말랬더니 여행으로 몰리고 있다.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는 수도권을 피해 상대적 안전지대인 지방으로 가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제주와 강원도 등은 대응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는 특별행정조치를 발동해 발열 증상자는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하고 본인 부담으로 격리하겠다고 밝혔다.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피해는 고발과 구상권 행사로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한 제주도민은 연휴에 30만여명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자, ‘추석 연휴 제주도 여행 금지시켜 주세요’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귀성 포기족이 늘었다지만, 그래도 고향 방문이나 여행객이 많을 것이다. 추석 연휴가 시한폭탄이 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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