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구 순천향대 교수, "이순신 장군 거북선 세계 최초 철갑선 맞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복원해 낸 1592년 이순신장군 별제귀선 3D 복원도. 홍순구 교수 제공
컴퓨터 그래픽으로 복원해 낸 1592년 이순신장군 별제귀선 3D 복원도. 홍순구 교수 제공

국내 거북선연구 학자들이 1592년 임진왜란 때 실전투입됐던 이순신 장군 거북선이 세계 최초의 철갑선이 아니라고 주장(본보 8월19일 11면)하고 있는 가운데 순천향대학교 홍순구 교수가 이를 뒤집는 연구결과를 발표, 학계의 관심으로 모으고 있다.

그동안 발표되지 않았던 역사적 사료를 발굴해 이순신 거북선의 철갑을 고증한 홍 교수의 이번 논문으로 이순신 장군 거북선의 ‘전술형태’와 ‘거북선 원형’을 밝히는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순천향대 홍 교수(디지털애니메이션학과)는 이순신 장군 거북선은 ‘세계 첫 철갑선’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홍 교수의 연구논문은 ‘조형미디어학’ 학술지 23-3호에 ‘1592년 이순신 별제귀선의 철갑연구’라는 제목으로 게재 됐다.

홍 교수는 우선 이순신 장군 거북선이 세계 첫 철갑선이란 근거로 1886년 중국 상하이에서 출판된 ‘The Chinese Recorder and Missionary Journal’을 내 세웠다. 조선에서 영국영사관으로 근무했던 에드워드 파커의 저서로 조선의 군사력에 관한 조사내용을 게재한 것이다. 파커는 ‘corea: military officers’ 제목에 ‘19 Armoured(龜船)’의 내용이 실려 있어 1886년 당시에 19척의 철갑 거북선이 운용되고 있었고, 같은 해 ‘고종실록’에는 귀선장과 조련(操鍊)에 관한 기록이 있어 철갑 거북선은 임진왜란 이후 290여년이 지난 뒤에도 존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1895년∼1907년 사이에 작성된 경기수영의 ‘무기재고표’에 ‘귀선철개(龜船?鎧) 6개’의 기록은 파커의 ‘철갑 거북선 19척’의 존재를 뒷받침 하는 사료다라고 밝혔다. ‘귀선철개’는 거북선 위를 덮었던 금속판으로 조선 후기 잦은 이양선의 출몰에 조선의 수군은 거북선을 철갑으로 무장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일본 해군장교 오가사와라 나가나리(小笠原長生)는 1898년 그의 ‘제국해군사론’에서 ‘이순신은 세계 최초 철갑선의 창조자이며, 거북선 등에는 동판(銅版)을 덮었다‘고 기록했다.

홍 교수는 특히 1730년 ‘승정원일기’를 근거로 “거북선 등에 날카로운 창날이 있는가”라는 임금의 질문에 충청수사를 지냈던 조경(趙儆)은 “거북선이라고 어찌 오르지 못하겠습니까. 오직 그때 가서 처리하기에 달려 있습니다”라는 대목을 근거로 거북선 덮개는 기본적으로 나무판자로 덮어 완성하지만 전쟁의 조짐이 있거나 무장이 필요한 경우에만 판자덮개위에 금속판을 씌우거나 송곳칼을 꽂았다고 주장했다.

일본사료도 타당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홍 교수는 국내 학자들이 “기록이 과장됐다”라고 치부한 1592년 안골포해전을 기록한 일본 ‘고려선전기’의 연구결과 “철로 감싼 거북선 기록은 타당성이 있다”며 “이순신 거북선덮개에는 적의 화공에 대비해 얇은 금속판으로 덮고 그 위에 송곳칼을 꽂았으며, 전후좌우로 세워진 패판에는 포구멍 주변으로 큼지막한 철엽을 덧대어 무장했다”고 덧붙였다.

홍 교수는 “이순신 장군이 창제한 임진왜란 거북선은 17세기 말엽 거북선의 혁신으로 통제영과 전라좌수영 두 유형의 거북선으로 변천했다”며 “3층 구조 전라좌수영 유형의 거북선 덮개에는 인갑 또는 거북무늬를 조각해 넣거나 그림으로 그려 이순신 철갑 거북선의 전통을 300여년 넘게 전승해 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순신장군 철갑선 여부에 대해서는 지난 1800년대 말엽부터 지금까지 130여년동안 국내외 학자들간의 논쟁이 지속화 되고 있다. 이들은 임진왜란 당시의 기록에 판자에 송곳칼을 꽂았고, 1795년 ‘이충무공전서’의 통제영ㆍ전라좌수영거북선 설명문에 철판을 덮었다는 기록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파주= 김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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