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유총 설립 취소, 그건 포퓰리즘이었다
[사설] 한유총 설립 취소, 그건 포퓰리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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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립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서울시교육청과의 법정 싸움에서 이겼다. 법인설립허가 취소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서울고법 행정9부는 “서울시교육청의 법인설립허가 취소처분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1심 판결도 이날 판결과 같은 한유총 승소였다. 1심 재판부는 “한유총의 개원 연기투쟁에 참여한 사립유치원은 전체 6.2%, 개원 연기기간도 하루에 불과하다”며 한유총 승소 이유를 설명했었다.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기는 하다. 절차적으로 확정 판결이라고 단정할 순 없다. 다만, 1심ㆍ2심이 동일한 이유를 들어 판결했다. 대법원의 법리 검토에 별다른 대상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유총 설립 취소 소송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은 한마디로 포퓰리즘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다. 그 의미를 되새기려면 2019년 초 정치ㆍ사회적 분위기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일부 유치원의 횡령이 공분을 살 때였다.

어떤 원장은 보조금으로 자녀의 등록금을 냈다. 수천만원짜리 명품백을 구매한 운영자도 있었다. 이런 자극적 사실들이 분노를 부채질했다. 돌이켜 생각해도 당연히 화날 일이다. 문제는 여기에 올라탄 포퓰리즘이다. 유치원을 두들겨 정치적 이득을 꾀하는 집단이 등장했다. 교육계 지도층들까지 이런 선동적 정책에 앞장섰다. 그 대표적인 것인 바로 한유총 설립허가 취소였다. 서울교육청이 꺼낸 극약 처방이었다.

‘유치원 3법’에 반발한 한유총이 강력히 반발했다. 그 반대 투쟁의 하나로 택한 수단이 개학연기였다. 학부모들의 속을 끓인 단체행동이었다. 이런 때 서울시ㆍ경기도ㆍ인천시 교육감이 전면에 나섰다. ‘유아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학부모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라며 한유총 설립 취소를 경고했다. 유은혜 교육부총리까지 나서 ‘유아교육법상 불법적인 행위’라며 거들었다. 이런 분위기가 한유총 설립 취소로 이어졌다.

‘과도한 대처’ ‘초법적 조치’라는 지적은 있었다. 하지만, 이런 건 다 묻혔다. 속 시원하다는 여론이 더 부각됐다. 정치ㆍ교육이 이런 다수 여론에 얹혀간 것이다. 그 선동으로부터 1년 반 지났다. 법원이 1,2심을 통해 잇따라 밝혔다. ‘설립허가 취소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판결했다. 무슨 뜻인가. 서울시교육청 취소가 잘못했다는 얘기다. 수도권 교육감들, 교육부 장관이 공언한 ‘설립취소 사유’가 근거 없었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책임지는 목소리가 없다. 교육감 누구도 판결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는다. 전형적인 포퓰리즘의 뒤끝이다. 여론이 들끓을 때는 숨도 못 쉬게 몰아세운다. ‘사이다 발언’이니 뭐니 하며 마구 헤집는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빠져나간다. 마녀사냥의 피해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 그때, 지역 교육청마다 앞다퉈 유치원 비리를 발표했다. 그 수많은 사안들은 어떻게 처리됐나. 이 역시 짚어 볼 필요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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