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경기도체육회 첫 사무처장 공모의 중요성

황선학 체육부 부국장 2hwangp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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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체육회 행정을 이끄는 사무처장은 540억원 규모의 살림을 꾸려가는 중요한 자리다. ‘체육웅도’를 자부하는 경기체육의 꽃인 사무처장 자리는 도지사가 당연직 회장을 맡았던 시절에는 직접 지명으로 임명됐다. 아직도 경기도체육회 규정에는 ‘회장의 지명 후 이사회 임명동의를 받아 임명’토록 되어 있다. 하지만 첫 민선 이원성 체육회장은 7월 첫 이사회에서 공개채용을 천명했고, 최근 실행에 들어갔다. 완전 개방형 공모 방식을 택했다.

2일 사무처장 공개채용 지원서 마감 결과 7명이 지원을 했다. 체육 업무를 맡았던 전직 고위 공무원 출신, 현직 대학교수, 체육행정가 출신, 체육단체 임원 경력자, 경기도체육회 간부 출신 등 다양한 경력자들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지사가 체육회장을 맡았던 시절 체육과 무관한 ‘낙하산 임명’이 주를 이뤘던 것과 비교하면 체육과 관련된 분야 출신 지원자가 많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경기도체육회는 지난 1981년 인천시와 분리된 이후 그동안 모두 12명의 사무처장이 재임했다. 고위 지방 공무원 출신이 7명으로 가장 많고, 정치인 출신 3명, 기업인 출신 1명, 체육전공 대학교수 출신 1명이다. 이들 대부분은 대과 없이 임기를 마쳤지만 개인 업무 능력에 대한 평가는 분분했다. 역대 사무처장 중 손꼽히는 몇명은 과감한 업무 추진력과 체육계 현실을 꿰뚫는 행정력, 뛰어난 정무적 능력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반면 일부는 소극적인 업무로 일관, 체육인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현재 민선 경기도체육회가 중요한 기로에 놓여있다. 출발점부터 회장의 당선 무효 처분과 이에 따른 법적 다툼 등 우여곡절 끝에 1개월여 늦은 출발을 했다. 더불어 예산을 지원하는 경기도, 경기도의회와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면서 출범 10개월이 되도록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내부 갈등으로 인해 조직이 ‘사분오열’ 되고, 일부 직원의 경찰 조사와 2개월 간의 경기도 특별감사, 복수노조 출범 등 창립 이래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체육재단 출범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존립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이에 이원성 회장은 장고 끝에 사상 첫 사무처장 공개채용 카드를 꺼내들었다. 분열된 조직을 수습하고 안정된 사무처 운영은 물론 경기도, 경기도의회와의 원활한 소통과 관계 정립을 위한 적임자를 찾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번 채용의 우대 자격 중 ‘경기도체육회 근무 경력자 5% 가산점 조항’을 놓고 특혜 의혹과 함께 ‘공모형식을 빌린 내정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돼 이 회장은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을 통해 적임자를 뽑겠다고 거듭 천명했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도내 체육계는 체육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행정능력을 갖춘 전문가의 인선을 바라고 있다. 경기도 체육이 변화의 시대에 발맞춰 능동적으로 변화하고 자립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혁신적인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또한 유관기관과의 소통, 대한체육회에 지방체육회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고 풀뿌리 체육을 이끄는 시ㆍ군체육회, 종목단체의 어려움을 헤아려 아우를 수 있는 인물을 원하고 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고 했다. 첫 사무처장 공개채용이 지닌 중요성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황선학 체육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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