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칼럼] 소통과 타협의 위기
[김성수 칼럼] 소통과 타협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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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논란을 야기하는 정부 정책, 코로나19 방역을 매개로 한 선택적 자유권의 침해와 보장, 내로남불인 일부 정치인들의 그릇된 행태와 막말을 꼬집는 풍자청원은 심상치 않은 비판적 기류를 느끼게 한다. 위기는 정치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주요 언론 매체 보도 역시 일반인이 느끼는 정서와는 확연히 먼 거리에 있다.

미국 정치학자 이스턴(David Easton)은 복잡한 정치현상을 정치체제의 순환구조로 명료하게 설명했다. 정부 정책이 발효되면 국민은 지지 또는 요구로 정책에 반응하고 정부는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정책을 유지하거나 정책을 조정함으로써 사회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의 기본 논리로 정부와 국민 사이의 소통을 강조한다.

여당은 총선에서의 압승으로 확고한 지지라는 현상에 매몰되어 있다. 대화나 타협 없이 ‘일방통행’ 중이다. 높았던 지지율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과연 공감하는 정책과 정치인들에 대한 평가에서 비롯되었을까. 정치현상을 분석하는 여러 이론이 존재한다. 가장 일반적이며 전통적인 이론은 위기상황이 되면 지도자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지지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정권유지 또는 재창출에 실패하게 된다는 것이다. 기존 이론과 다른 새로운 접근법은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설정한다. 현대사회에서는 ‘경제위기’라는 책임소재가 명확한 경우에는 지도자의 신뢰를 하락시켜 선거패배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천재지변이나 전염병 등의 재난은 책임소재가 불명확하기 때문에 지도자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단지 어떻게 위기상황에 대응하느냐에 따라 정치적 기회구조가 만들어지면서,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4월15일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다. 중국발 입국자들을 금지하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무시되었다. 초기 대응 실패로 코로나19가 확산되었다는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여당의 승리를 예측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정부와 여당 지지율까지 상승하기 시작하였다.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의 대응이었다. 과거 정부부터 축적된 감염 매뉴얼에 따라 정부가 적절하게 감염자와 전염원의 통제를 강화하면서 대규모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결국 정부의 신뢰도와 지지율이 완만하게 상승하는 현상을 보였다. 물론 순간순간 지지율의 위기도 있었지만, 야당 후보자 막말, 외국정부의 무질서한 대응, 외국 감염자 숫자의 증가, 외국매체의 K-방역에 대한 부러움 그리고 4년 전 메르스 사태를 비교 평가하게 되면서 다시 상승곡선을 그렸다. 재난지원금도 지지율 강화에 불을 붙였다. 결과는 정부대응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우리가 모두 알듯 여당의 압승이었다.

과연 코로나19가 확산되지 않았다면 여당이 선거에서 압승할 수 있었을까. 단순다수대표제 방식으로 지역구 득표율을 볼 때 2%대에서 당락이 결정된 결과가 많았다.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는 의미이다. 승리에 도취하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자유주의자 존 로크(John Locke)의 타블라라사가 말하듯 아무것도 쓰이지 않은 하얀 석판에 그동안 경험하고 학습한 내용을 적어가면서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고자 고민해야 한다. 겸손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 그리고 타협해야 한다. 함석헌 선생님께서 남기신 ‘단지 선거란 덜 나쁜 놈을 뽑고 더 나쁜 놈을 도태시키는 과정’일 뿐인가라는 말이 생각나는 하루이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유럽 아프리카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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