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AI·ASF로 살펴본 경기도 가축 감염병 10년
구제역·AI·ASF로 살펴본 경기도 가축 감염병 10년
  • 이연우 기자 27yw@kyeonggi.com
  • 입력   2020. 11. 18   오후 4 :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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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내 소, 돼지, 닭이 매년 280만마리씩 죽고 있다. 구제역,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3대 가축 감염병’ 탓이다.

정부ㆍ지자체의 방역 활동은 해를 거듭할수록 강화되고 있지만 농가의 공장형 밀집식 축산 체계가 변하지 않는 한 가축 감염병에 대한 피해는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18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올해 11월까지 최근 10년 동안 도내 구제역, AI, ASF는 각각 91건, 198건, 9건 발생했다. 이달 들어 용인시 청미천과 이천시 복미천에서 AI가 2건 추가된 것을 포함하면 총 300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경기지역에서 살처분된 소, 돼지, 양, 닭, 오리 등 가축은 2천854만마리가 넘는다. 구제역으로 180만5천740마리, AI로 2천641만7천마리, ASF로 32만2천501마리다.

구제역 피해가 특히 컸던 시기는 2010년이다. 일명 ‘구제역 파문’이 일었던 그 해에는 365일 중 127일이 감염병 발생 기간이었다. 경기도가 피해 농가(174만9천75마리 살처분)에 지원한 보상금만 8천114억원 규모다. 당시 가축 살처분은 가축을 땅에 무더기로 생매장하는 형태가 주축이었는데, 폐사체에서 나온 오염원이 토양 및 지하수로 퍼져나가면서 전염성이 확대됐다. 정부와 지자체는 사실상 이때를 기점으로 인도적 살처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현재의 FRP(플라스틱 저장고) 매몰 방식이 생기게 됐다.

AI의 피해 절정기는 2016년이다. 도내 209개 종계ㆍ산란계ㆍ육계ㆍ육용오리 농가가 195일간 공포에 떨었다. 전년도 발생한 메르스에 방역 활동이 집중된 상황에서 ‘조류’에는 관심이 덜할 수밖에 없는 시기였다. 결국 시중엔 AI 감염 가능성이 있는 달걀까지 풀리며 계란 값이 폭등하는 연쇄 작용이 나왔다. 현 시점에서 AI가 발생할 경우 취해지는 ‘철새도래지 통제구간 내 축산차량 진입 금지’, ‘항원 검출지점 반경 500m 내 사람 출입 금지’ 등 제재 방안도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마련됐다.

지난해 파주에서 국내 최초로 발생한 ASF는 현재까지 경기지역에서 총 9건 터졌다. 지난해 9월과 10월, 다소 짧아 보이는 두 달 사이에만 32만668두의 돼지가 살처분됐다. 강원도 일부 지역에선 여전히 ASF에 감염된 야생멧돼지 폐사체 등이 나오고 있어 도내 접경지역에서도 경계 태세를 유지 중이다.

지난 10년 동안 3대 가축 감염병은 뚜렷한 감소나 증가 추이를 보이지 않았다. 바이러스가 미생물이나 철새를 통해 전염되는 등 때와 장소를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퍼져서다. 방역 활동에도 여러 변화가 생겼지만 ‘자연’에서 벌어진 감염병을 막기란 역부족이었다. 집단 살처분과 같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근본적으로 국내 가축 농가의 축산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장동빈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정부나 지자체가 가축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여러 방역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인간이 쉽사리 예측할 순 없다. 어느 가축이 언제 어떤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가축 감염병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농장내ㆍ농장간 밀집도를 낮춰야 하며 대량 공급 위주의 축산 패턴을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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