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국제통상환경의 다자주의 대두
[세계는 지금] 국제통상환경의 다자주의 대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이달 15일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호주, 뉴질랜드 15개국이 서명함으로써 국제통상 분야에 다자간 FTA시대가 열리게 되었다. RCEP가 이전 FTA와 다른 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두 나라 간의 FTA가 아니라 여러 나라가 함께 체결하는 FTA라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참여국가수와 경제규모가 양자 FTA에 비교할 수 없이 크다는 의미에서 메가(mega) FTA라 불린다. 둘째는 메가 FTA는 글로벌공급망 구축과 연관되어 있다. 글로벌 체인에 속해 있는 국가들이 그동안 양자 간 FTA 적용을 받아온 엄격한 원산지규정을 완화시켜 중간재 도입을 쉽게 하고 공정과정에서도 관세인하 혜택을 보기 위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금번 체결된 RCEP는 GDP규모면에서 전 세계의 30%를 차지하는 지구상 최대 경제블록이다. 2019년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49.6%(2천890억 달러)가 이 14개 회원국에 집중될 만큼 중요한 지역이다. 정식 발효는 국가별 비준을 거쳐 내년 중반쯤 될 것으로 보이는데, 정작 이용할 수출중소기업들이 이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금년 초 중소 제조 기업이 밀집해 있는 경기, 부산경남, 강원지역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소기업인들 90%가 메가 FTA로써의 RCEP를 모르고 있고, 심지어 절반 이상의 기업들이 우리나라가 참여하고 있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들의 FTA 활용이 낮은 것은 기존의 양자 FTA에서 나라마다 다른 복잡한 원산지규정 적용과 사후검증의 어려움 때문이었고, 일부 기업은 수출액이 작아 활용하더라도 관세인하 효과에 비해 투입되는 행정비용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RCEP라는 게임체인저의 등장에 따라 이런 상황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역내 표준원산지가 적용되어 활용이 쉬워지고, 지식재산권의 보호와 서비스산업 개방으로 해당 분야 수출이 늘고, 역내 수출거점 확보가 쉬워져 생산, 가격, 납기에서 수출경쟁력이 크게 증대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보호주의와 자국우선주의에 밀려 약화되었던 자유무역 국제통상질서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 수출로 먹고 살아야 하는 우리 중소수출기업으로써는 반가운 일이다. 다자주의에 대한 수출기업의 관심이 수출을 늘리는 길이다.

이계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글로벌 통상본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