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신규 확진 183명 ‘역대 최다’…3차 유행, 더 커질 수도

25일 오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으로 임시폐쇄된 성남시 분당구청에 설치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구청근무자 531명에 대한 전수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윤원규기자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이 본격화되고 있다. 경기도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 183명이 쏟아져 지난 1월 첫 확진자 발생 후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집단감염이 군부대와 관공서를 비롯해 일상생활 속에서 속출하고 있는 터라 향후 확산세가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기도는 26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날 183명이 추가됐다고 밝혔다. 이는 ‘수도권 2차 유행’ 당시 지난 8월22일 118명을 기록한 이후 95일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누적 확진자는 6천864명이다. 도내 환자 수 6천명을 넘어선 지난 17일 이후 열흘도 채 되지 않아 900명 가까이 폭증한 셈이다.

앞서 특정 집단에서 확진자가 속출해 연결고리를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었던 3월ㆍ8~9월 유행과 달리 지금은 여러 집단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환자가 나와 밀접접촉자를 파악하고 격리하는 일이 쉽지 않다. 이로써 유행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환자가 한 명 나와서 주변을 검사해보면 한꺼번에 몇십 명씩 환자가 더 발견된다”며 “그간 전국에 감염자가 상당히 많았다는 것을 확증하는 것이며, 2차 유행보다 이번 유행의 규모가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 김재훈 경기도 보건건강국장이 25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대응 온라인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김재훈 경기도 보건건강국장이 25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대응 온라인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특히 이날 하루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난 데에는 연천군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과 교관 등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은 영향이 크다. 이 부대에서 나온 확진자만 이날 오후 2시 기준 모두 70명이다. 첫 확진자인 훈련병 A씨가 보름간 숙식ㆍ훈련을 한 만큼 확진자는 더 나올 전망이다. 국방부는 전 부대 대상 ‘군내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고 전 장병의 휴가ㆍ외출을 제한키로 했다.

시청과 구청, 경찰서 등 공직사회에서 확진자 발생이 계속되면서 도내 관공서들은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과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당분간 청사내 카페와 샤워실 이용 시 거리두기 지침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경기남부청은 상대적으로 재택근무가 어려운 경찰 업무 특성에도 내근직에 한에서 도입을 검토 중이다.

확진자 폭증으로 경기도는 운영을 종료했던 생활치료시설 재가동에 나섰다. 도는 코로나19 진정세로 지난 5월 운영을 마친 용인시 한화생명 라이프파크를 제6호 생활치료센터로 다시 문을 열고 지난 25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최근 생활치료센터 입소자가 증가하면서 가동률이 94%에 육박하는 등 수용 가능한 인원이 급격히 줄어든 데 따른 조치다.

다음 달 3일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앞두면서 수험생과 교육당국 모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교육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도 수능 재연기는 없다’는 방침으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으나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날 온라인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0명을 넘었다는 소식에 “목숨 걸고 수능을 봐야 하는 것 아니냐”, “수능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도 수능 연기를 요구하는 청원이 게재됐다. 한 청원인은 “국가가 학생들을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곳으로 내몰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우리 모든 국민이 수험생을 둔 학부모의 마음으로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 모든 일상적인 친목 활동을 멈춰달라”고 강조했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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