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경기교육] 우리가 만든 기후, 스스로 불러온 재앙

16일 ‘청소년 기후정의 기록단’이 개최한 ‘미래세대 선언 그날 그리고 내일’ 기념사진
16일 ‘청소년 기후정의 기록단’이 개최한 ‘미래세대 선언 그날 그리고 내일’ 기념사진

■ 달력 가득 기후위기

올해 1월 제주 기온이 20℃를 웃돌았다. 한겨울에 철쭉이 피었고, 도민들은 반팔 차림으로 겨울을 지냈다. 2월 호주 소방당국은 드디어 6개월 만에 산불 종료를 공식 선언했다. 한반도 면적의 80%가 넘는 산림을 화마가 뒤엎고, 10억 마리 이상의 야생동물이 희생된 후였다.

3월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산호초 지대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가 하얗게 변하면서 죽어가는 ‘백화현상’이 심각하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6월에는 때이른 폭염으로 전국이 들끓었고, 열악한 노동현장에서 근무하던 현대제철 노동자 한 분이 돌아가셨다. 7~8월에는 동남아시아에 비 피해가 심각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54일이나 장마가 이어졌다. 정말 가혹한 한해였다.

 

■ 알고 싶고, 묻고 싶었다

지금보다 더 악화될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갈 미래세대로서 확인하고 싶었다. 기성세대는 기후위기를 막을 기회가 정말 없었던 것인지, 그 결과 피해는 우리에게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이 질문에 답을 얻고자 28명의 소명여고 학생들은 ‘청소년 기후정의 기록단(이하 기후정의 기록단)’이란 이름으로 모였다. 올 7월부터 10월까지 4개월에 걸쳐 △기후위기 피해 유형과 사례 △기후위기의 중요한 원칙과 합의 △기후위기 대응 해외 정책 △국내 정책과 사례 △주요 인물과 시민운동 등 다섯 가지 주제, 총 55개의 그 날을 기록했다.

 

기후위기 관련 교내 캠페인 모습.
기후위기 관련 교내 캠페인 모습.

 ■ 55개 그날과 내일

55개의 그날을 찾고, 평가하면서 다다른 결론. 하나, 지구는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크고 작은 신호를 보내왔지만 기성세대는 이를 외면했다. 서서히 차오르는 위기 앞에서 미래 대신 이윤을 선택했고 그 결과 기후 위기는 생존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둘, 거주 불능 지구에 살고 싶지 않다면 지금부터라도 탄소를 줄여야 한다.

우리가 누리는 수많은 것들이 탄소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결코 쉽지 않으리라는 것은 안다. 그러나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쉬운 길이 아니라 옳은 길이다. 셋, 과거 기성세대의 잘못된 선택으로 이제 대응할 시간은 10년도 채 남지 않았다. 앞으로 10년이 우리가 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인식 앞에서 청소년도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비판만 하기에는 남은 시간이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오늘’만 보면서 머뭇거리는 기성세대를 ‘미래’를 더 오래 살아갈 우리가 변화시켜야 한다.

■ 손 들어 동참의 뜻을 밝혀주세요

11월16일, 기후정의 기록단은 ‘미래세대 선언 그날 그리고 내일’을 개최했다. 12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이 행사는 절대로 멈추지 않겠다는 다짐의 자리였다. 현재 기후정의 기록단은 온라인ㆍ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기후위기를 알리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며 더 많은 청소년이 동참하길 바라며 청소년 기후교육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동시에 ‘미래세대 선언 그날 그리고 내일’ 행사에 함께 한 장덕천 부천시장, 이오이 환경정의 사무처장, 김나령 부천여교 교장을 비롯한 120여명의 교육 관계자와 학생들은 우리 행동 선언의 증인이자 행동하겠다고 선언한 이들이기도 하다.

김나연 부천 소명여고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