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면서 30일에도 신규 확진자 수가 1천50명에 달했다. 전날(1천45명)보다 5명 많다. 사망자도 29일 40명, 30일 20명 등 누적 879명이 됐다. 특히 감염 취약시설인 요양병원·요양시설에서 연일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중환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방역당국이 집단감염 발생으로 관리에 들어간 요양병원은 전국 17곳에 이른다. 이 시설들에서 발생한 확진자만 29일 기준 1천451명이다.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조치가 이뤄진 일부 시설에선 확진자들이 병상을 기다리는 사이 환자와 의료진, 직원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추가 전파가 이어지고 있다.
집단감염이 대규모로 발생한 부천시의 효플러스 요양병원에서는 누적 확진자가 155명에 39명이 숨졌다. 병상 배정을 기다리다 숨진 사람이 27명에 이른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의료진 10명이 확진된 입원환자 수십명을 돌보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서울 구로구의 미소들요양병원·요양원에서도 18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143명은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나머지 37명은 병원에 그대로 있다. 정부가 뒤늦게 긴급대응팀을 가동하기로 했다.
요양병원과 요양원에서 집단감염이 증가하면서 고령층 환자의 전체 규모가 커졌다. 요양병원 입원자는 대부분 기저질환이 있는 고연령층으로 바이러스에 취약하다. 내부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동일집단격리를 하면 외부 감염 위험을 차단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밀폐·밀접·밀집 환경에 있어 상황을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 감염을 막는 수단인 코호트 격리가 ‘감염 공장’이 되는 것이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29일 부천 효플러스 요양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체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를 치료하고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시설, 장비, 인력이 부족한 요양병원·시설의 코호트 격리는 사실상 시설 안에 있는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아직 확진되지 않은 직원이나 환자가 코호트 격리 중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는 것도 문제”라며 “코호트 격리는 결국 병상 부족에 기인하는 것이므로 정부는 환자들을 신속히 이송할 수 있도록 코로나19 전용 병원과 병상 확보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양병원은 건강보험 수가가 비현실적으로 낮아 의료인력 자체가 부족하다. 때문에 감염이 발생한 민간 의료기관의 인력만으로는 환자를 돌보기 어렵다. 병상과 인력이 부족한 만큼 요양병원 확진자들을 빨리 다른 곳으로 옮기고 의료인력을 파견해 지원해야 한다. 집단격리된 요양병원의 비극이 계속되지 않도록 발빠른 대응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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