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포용과 소통을 통한 국민통합의 정치를 요망한다

신축년 2021년 소띠의 해가 사실상 오늘부터 시작된다. 신년 연휴를 지낸 각종 기관들과 기업들은 오늘 시무식을 하고 올해는 지난해와 다른 희망을 품은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업무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시작해서 코로나19로 끝난 실제로 잃어버린 한 해가 되었다. 이는 우리뿐만 아니라 지구촌이 공통으로 겪은 고통의 시간이었다.

그러나 새해 벽두부터 들려오는 소식도 결코 희망적이지 않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코로나 예방을 위한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이 공급되어 이미 접종이 시작되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2월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공급될 예정이라고 하지만 구체적인 공급물량과 접종 일자 등은 확실하지 않아 국민들은 불안하다. 이런 상황에 코로나 확진자는 매일 1천명 전후로 증가하고 있고 더구나 이번 달이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어 공포감까지 들고 있다.

이런 국민적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를 비롯한 정치권은 민생을 돌보는 데 치중하기보다는 오히려 올해 4월에 있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에서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에 대한 정치공학에만 몰두하고 있어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불신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정치인들이 국가지도자로서 국가의 미래보다는 당장 앞에 있는 정치권력의 장악에만 관심을 나타내고 있어 오히려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씁쓸한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지난해 한 해 정치권은 청와대는 물론 여·야정당 모두 소통 부재와 진영 우선의 정치논리로 싸움만 하면서 허송세월했다. 모범사례로 외국에서도 칭찬받은 K-방역은 국가기관이 운영하는 서울동부구치소에서 대량 확진자가 나옴에도 예산 타령만 하면서 마스크조차 제대로 공급하지 못할 정도로 추미애-윤석열 싸움에 몰두했는가 하면, 졸속 입법으로 전세난을 유발하고 집값만 올려놓아 이제는 세금폭탄만 맞게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과 법무부 장관 등 일부 각료를 교체했다. 앞으로 남은 1년 2개월의 임기를 새로운 각오하고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남은 임기 동안 원만한 국정을 수행하려면 지금과 같은 소통부재와 진영논리에 집착한 정치로서는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부동산 정책 등 실패는 과감하게 인정, 새로운 정책을 추진해야 하며, 특히 소통과 포용을 통해 광범위한 국민의 여론을 경청해야 한다. 진영논리에 의해 지지층만 결집시키는 편협한 정치에서 벗어나 국민통합을 통해 코로나19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포용의 정치를 펼쳐야 한다. 역대 대통령이 거의 예외 없이 마지막 해에 레임덕에 빠졌던 불행한 한국정치사가 반복되면, 이는 대통령 자신은 물론 국민과 국가에도 불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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