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농산물도매시장 상인들, 연이은 한파에 직격 피해…“장사 못하기 일쑤”

11일 오전 인천 남동구 남촌농산물도매시장에서 과일점포를 운영하는 이모씨가 한파에 얼어버린 사과 박스를 열어 보여주고 있다. 김경희기자
11일 오전 인천 남동구 남촌농산물도매시장에서 과일점포를 운영하는 이모씨가 한파에 얼어버린 사과 박스를 열어 보여주고 있다. 김경희기자

“과일이 이렇게 다 얼어서 버렸어요. 며칠동안 손해가 엄청났죠.”

연일 한파가 몰아닥친 11일 오전 인천 남동구 남촌농산물도매시장. 과일을 판매하는 이모씨가 얼어서 쭈글쭈글해진 사과 박스를 열어보이며 한숨을 쉰다. 이씨는 “날씨가 추워 투명 비닐막까지 설치 했지만, 이번 한파에는 소용이 없었다”며 “사과뿐 아니라 딸기도 얼어서 버린 것이 더 많은 실정”이라고 했다.

과일동 입구에 점포가 있는 이모씨(54)는 아예 4일간 물건을 팔지 않다가 이날부터 장사를 재개했다. 이씨는 “일부는 비닐천막 안에 넣어두고 난로를 켜서 온도를 높였는데, 밤이 되면 난로도 소용이 없다보니 그냥 물건을 저온창고에 저장하고 장사를 접었다”고 했다. 이어 “중앙 난방기기라도 하나 설치해서 온도를 조금이라도 높여주면 좋을텐데, 그런게 전혀 없다보니 손해가 막심했다”고 했다.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채소동 상인은 피해가 더 컸다.

채소동 입구에 점포가 있는 탁모씨(53)는 투명 막으로 모든 입구를 다 막고 안에 난로를 틀어 온도를 올리고 있었다. 탁씨는 “며칠동안 마늘이며 새싹이며 다 얼어버려서 오후 1시만 되면 장사를 접고 들어갔다”고 했다.

손님들이 눈으로 보고 물건을 고르는 채소의 특성상 이모씨(61)는 손해를 감수하고 투명막을 치지 않았다. 이씨는 “막을 치면 손님이 떨어지니 안했는데, 이번 한파때문에 파와 부추 등이 다 얼어서 버렸다”고 했다. 이어 “우리 뿐 아니라 다른 상인들도 다 마찬가지”라고 했다.

시장 관리사무소 측은 “올해 이전을 하면서 예산을 워낙 많이 투입해 추가로 투입할 수 있는 예산이 없다”며 “지하에 좁은 도매장에 내려놓거나 저온창고를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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