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영세기업 수출 회복의 길

우리나라의 수출기업은 9만7천418개(관세청, 2019년 기준)이다. 중소기업이 9만4천529개(97%), 중견기업이 2천32개(2.1%), 대기업이 857개(0.9%)로 중소기업의 비율이 월등하다. 반면, 기업당 평균 수출액은 대기업이 4억불로 100만불인 중소기업에 비해 400배나 많다. 더욱이 연간 10만불도 수출을 못 하는 기업이 전체 절반을 넘어설 만큼 영세함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지난해 경기도 통상지원 사업에 참여한 도내수출기업 90%의 평균 근로자 수는 21명의 소규모 기업이다. 이 중 상당수는 고정 수출물량이 없어 매년 신규 해외바이어를 찾아야 생존을 이어갈 수 있는 영세 수출기업이다.

2021년에 들어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국가 간 인적 물적 교류가 여전히 차단되고 있기에 수출기업들이 상황 타개를 위해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희망적인 것은 나라마다 경제방역에 대한 의지가 강해 어떻게든 기업의 경제활동을 독려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이다. 백신 접종이 이미 시작되었고 치료제도 속속 나오고 있기에 다가올 시장의 활력을 기대하며 수출기업과 공공부문이 함께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우선은 공략할 시장의 선별이다. 주목할 지역은 미중 갈등으로 신규 수요처로 떠오르는 인도 및 동남아, 본격적인 경기 회복 시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미-일 등 선진국,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인상으로 구매력이 향상될 러시아와 중동 등 자원 부국이다. 이 지역을 위주로 공공부문이 미리 지원 사업을 만들고 수출기업은 시장조사와 진출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또한, 공략 시기는 코로나 상황을 고려 상반기는 화상상담과 온라인전시회 같은 비대면 방식을 추진하고, 하반기는 대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오프라인 전시회 및 통상촉진단의 파견을 검토해볼 만하다.

한편, 판매방식도 변화를 주어야 한다. 전통적인 방식과 더불어 온라인 전자상거래의 시도다. 코로나19의 상황에도 전화위복이 되어 많은 수출기업이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같은 글로벌 온라인 장터에 입점하거나 소셜네트워크기반(SNS)의 플랫폼과 뉴미디어를 활용해 오프라인 거래보다 높은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전문 인력이 없어도 할 수 있다. 경기도와 유관기관의 지원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수출시장엔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경계가 없다. 내 상품과 서비스를 팔 수 있는 곳이 시장이고 사주는 사람이 바이어다. 디지털 시대가 길을 보여 주고 있다.

이계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글로벌통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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