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은미술관, 31일까지 '가장 완벽한 선 The perfect line'展

맞닿은 2개의 선Ⅱ_Wood_200x12x38cm_2020

계절의 변화에 따라 편의상 혹은 미관상 잘려서 땅 위로 내려온 나무들이 전시장에 자리 잡았다. 지면이라는 기준선을 만나 사람의 손으로는 흉내 낼 수 없는 감각적인 선을 지닌 나무들. 이 나무들을 ‘가장 완벽한 선’으로 가정하고 이에 대한 작품을 선보인 전시가 눈길을 끈다.

▲ 선들의 집합_Wood_가변설치_2020
선들의 집합_Wood_가변설치

영은미술관은 오는 31일까지 장준호 작가의 <가장 완벽한 선 The perfect line>展을 선보인다. 장준호 작가는 자신을 둘러싼 주변의 환경과 그 속에 존재하는 사물을 관찰하고,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은 둘 사이의 이야기를 발견하고 드러내어 작품으로 보여준다.

특히 작가는 아직 본래의 용도로 쓰임이 충분히 있지만, 집과 함께 방치돼 버려진 물건에 주목했다. 버려진 물건을 작업실로 가져와 해체하고 재조립해 전시장의 주인공으로 다시 한 번 주목받는 작품으로 만들었다.

▲ 세 개의 Y_Wood_152x60x218cm_2020
세 개의 Y_Wood_152x60x218cm

전시장에는 나무의 가운데를 파낸 것과, 벗겨 내고 파낸 나무의 잔해를 다시 나무 위에 쌓아올린 형태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사람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은 시간의 쌓아올림이고, 나무는 스스로를 두껍게 함으로 세월의 흐름을 보여준다. 이런 의미에서 나무의 겉을 깎아내는 것은 시간을 역행하는 행위다. 작가는 이렇게 손으로 반복해서 하는 행위와 그로 인한 결과물로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이라는 여정을 추상적으로 드러낸다.

▲ 완벽하게 드러난 선_Wood_가변설치_2020
완벽하게 드러난 선_Wood_가변설치

전시장의 안쪽에는 불어로 인공적인 네온사인의 문장이 걸려 있다. ‘자연은 유연하다’. 팬데믹 현상으로 인간의 외부활동이 위축되고 반대로, 자연은 활발해진 현재 상황을 보여준다.

영은미술관 관계자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무엇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자연에서 발견해 드러낸 이번 전시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오늘날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 (위)반복된 삶 시리즈(drawing)_Pencil and carton on paper_200x12x38cm_2020 (아래) 반복된 삶 시리즈(3D-model)_Wood_크기는 상이함_2020
(위)반복된 삶 시리즈(drawing)_Pencil and carton on paper_200x12x38cm_2020 (아래) 반복된 삶 시리즈(3D-model)_Wood_크기는 상이함_2020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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