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구의 옛 롯데백화점에 들어서려던 대형 쇼핑몰 공사가 6개월째 멈춰선 채 방치 중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당초 입점을 추진하던 대형 유통업체와 CGV 등이 잇따라 계약을 해지한 탓이다.
인근 상인 등은 원도심 상권 1번지인 구월로데오거리의 대표 건물인 옛 롯데백화점이 ‘유령건물’로 전락할 수 있다며 인천시와 남동구 등 관계기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25일 시와 엘리오스구월쇼핑센터 등에 따르면 엘리오스는 지난 2019년 5월 남동구 구월동 롯데백화점 인천점을 1천150억원에 인수했다. 엘리오스는 지하 1~5층은 현대백화점 그룹의 도심형 아울렛 입점을 추진했다. 또 6~10층은 CGV 복합상영관을 비롯해 유명 조립 가구 업체 등과 입점 계약을 하거나 추진해 왔다. 지난해 말 그랜드 오픈을 목표로 HDC현대산업개발을 통해 대대적인 리모델링(대수선)을 해왔다.
그러나 엘리오스는 지난해 9월 리모델링 공사가 80% 끝난 상황에서 전면 중단했다. 지난해 8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대형 유통업체의 입점 추진 계획이 무산된데다, CJCGV도 입점 면적 축소 등 재협상을 통보해 오는 등 당초 입점 계획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이후 결국 지난해 11월 CJ CGV는 엘리오스측에 15년 장기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또 아울렛이나 CGV를 믿고 엘리오스에 입점하려던 유명 프렌차이즈 식·음료 업체 등 소규모 입점 희망업체들도 줄줄이 입점 계획을 보류하고 있다.
엘리오스는 현재 공사 재개나 쇼핑몰 오픈 모두 기약이 없는 상태다. 엘리오스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업체들이 입점 철회를 하는 상황에서 더는 공사 강행은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특히 엘리오스의 공사 중단이 6개월여 장기화하자 인근 상인들은 엘리오스가 도심 한가운데 유령건물로 남을까 우려하고 있다. 가뜩이나 롯데백화점이 문을 닫으면서 상권이 침체한데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더욱 극심한 영업 부진이 계속 이어질 것이 뻔한 탓이다.
상인들은 시와 구가 적극 나서주길 기대하고 있다. 당초 시가 인천버스터미널에 있던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을 롯데백화점측에 매각하면서 연쇄반응으로 롯데백화점이 폐점한 만큼, 시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취지다.
구월 로데오상가연합회 소속 상인 A씨는 “수개월째 공사가 멈춰 섰기에 앞으로 흉물로 방치될지 걱정”이라며 “시와 구 등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했다.
엘리오스 관계자는 “예측할 수 없는 경영환경에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만큼, 재매각 혹은 신규사업 추진 등을 고심 중이다”고 했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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