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로봇 이야기
[지지대] 로봇 이야기
  •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heohy@kyeonggi.com
  • 입력   2021. 01. 26   오후 9 :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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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한 극장에 특이한 소재의 연극이 올려졌다. 배우들이 담당했던 배역은 인류에 반항하는 캐릭터였다. 체코 프라하 극장에서였다. 극작가 카렐 차펙크(Karel Capek)의 희곡 제목은 ‘로숨의 만능 로봇’이었다. 작품은 2년 만에 영어를 포함해 30개 언어로 번역되는 등 성공을 거뒀다.

▶그는 슬라브어로 ‘강제노역’이란 뜻의 ‘로보타’를 변형, 로봇(Robot)이란 단어를 세상에 내놨다. 희곡 속에 등장하는 로봇은 인공피부ㆍ인공혈액 등 인간특징을 갖췄지만, 영혼이 없는 존재들이었다. 로봇은 사실 오랫동안 신화나 전설의 영역에서 머물렀던 개념이었다. 18세기 들어오면서 자동인형이 제작됐지만, 처음으로 그 존재감을 알린 건 아이러니하게도 문학의 영역이었다.

▶이후 미국 작가인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가 자신의 작품을 통해 로봇이 지켜야 할 3대 원칙을 제시했다. 1961년이었다. 역시 인문학의 영역이었다. 그해 제너럴모터스 자동차 조립공장에서 처음으로 로봇 팔이 등장했다. 인간의 온갖 궂은 일을 대신해주는 기계였다. 공업용 로봇 37만3천대가 현장에 배치된 건 바야흐로 지난 2019년이었다.

▶최근에는 인간형 로봇과 인공지능 등을 매개로 로봇이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물론 공업용 로봇을 가리킬 때 경비나 창고 정리 등을 담당하는 전문 서비스 로봇은 제외된다.

▶로봇 종업원들을 세계 최초로 등장시킨 나라는 일본이었다. 지난 2015년 호텔 룸서비스 부문이었다. 이런 가운데, 서비스과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하자 호텔 측은 로봇의 수를 절반으로 줄였다. 예고됐던 시행착오였다. 월마트는 지난해 선반정리를 로봇에게 맡기겠다는 계획도 취소했다. 로봇보다 사람이 정리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언제까지 사람의 명령을 잘 듣는 까칠까칠하지 않고, 반듯한 로봇만을 기대할 순 없다. 로봇의 반란을 예고했던 할리우드 영화들도 있었다. 200년 전 영국에선 노동자들이 기계를 파괴하는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로봇이 인류를 공격할 수도 있다. 로봇이란 명칭이 처음 등장한 게 꼭 100년 전 오늘이었다. 미래는 획일적인 상상력으로만 엮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꺼내 본 억측(臆測)이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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