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당선과 인덕원-동탄선 더블 역세권으로 겹호재를 맞은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 지역이 신분당선 역사 위치를 놓고 둘로 나뉘어 마찰을 빚고 있다. 신분당선 수원월드컵경기장역 위치가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바뀐 탓이다.
27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건설사업’에 대한 예타 조사가 통과됐다. 서울 강남에서 광교까지 이어졌던 신분당선이 호매실까지 9.7㎞ 구간(정거장 4곳) 연장이 확정된 것이다. 총사업비는 8천881억원이 투입된다.
예타 조사에서 국토부가 2017년에 세운 최초 계획 일부가 수정됐는데, 이 중 호매실 연장노선의 첫 역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역 위치 변경이 주민 갈등을 불러오고 있다.
보고서를 보면 수원월드컵경기장역 위치가 월드컵경기장 주경기장 하부(원안)에서 보조경기장 하부(변경안)로 약 400m 이동됐다. 예타 조사를 진행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원안에서 나타난 급곡선을 피하고자 변경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또 △노선연장 감소 △운행시간 단축 △사업비 절감 측면에서도 변경안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역사 위치 변경으로 원안 주변에 거주하는 우만2동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우만2동 주민들은 국토부에 민원을 수차례 내는 등 ‘원안 사수’ 움직임에 한창이다. 국토부에 주민들의 민원이 매주 20~50건 들어오는 상황이다. 우만2동 주민 A씨는 “주민들과 아주대학생들을 위해 역사 위치가 원안으로 복귀돼야 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변경안 지역 근처에 살고 있는 우만1동, 연무동 주민들은 ‘핌피현상’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우만1동 주민 B씨는 “역사 위치 변경으로 인덕원-동탄선 월드컵경기장역과 환승이 편해지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많을 것”이라며 “우만2동 주민들의 주장은 오직 자신들의 집값을 높이려는 이기적인 행태”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철도투자개발과 관계자는 “역사 위치는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 진행 중인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기술력 등 상세한 부분을 검토하다 보니 원안 복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민원이 많다는 이유로 역사 위치가 되돌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국토부는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건설사업’에 대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용역은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첫 단계로 오는 6월께 마무리된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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