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선언’ 빌미로 박순자 전의원한테 수천만원 뜯어낸 운전기사, 2심도 실형
‘양심선언’ 빌미로 박순자 전의원한테 수천만원 뜯어낸 운전기사, 2심도 실형
  • 김해령 기자 mer@kyeonggi.com
  • 입력   2021. 01. 31   오전 10 :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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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순자 전의원 연합뉴스


지난해 4ㆍ15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박순자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자를 상대로 ‘양심선언’을 빌미 삼아 공갈을 쳐 수천만원을 뜯어낸 운전기사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지역구 3선 국회의원의 비리 폭로라는 점에서 안산지역 정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 사건은 측근인 운전기사가 돈을 노리고 저지른 범죄인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심담)는 지난 20일 공갈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의원 운전기사 A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안산단원을 후보자인 박 전 의원의 7급 비서 및 운전기사로 1년여간 일한 A씨는 박봉의 급여를 받으면서 헌신했으나, 시의원 공천과정에서 홀대를 받았다는 생각에 배신감을 느끼고 금전적 보상을 받기로 결심했다.

그는 총선을 한 달여 앞둔 지난해 3월9일 박 전 의원의 보좌관과 후원회장 등에게 “그간 제대로 받지 못한 급여를 보상하지 않으면 비리를 폭로하는 양심선언을 하겠다”고 말했다.

A씨는 이틀 뒤인 11일 안산시청에서 “박순자는 20대 국회의원 재직 중 실제 근무하지 않은 B씨를 5급 비서관으로 허위고용하고, 명절 때마다 선물을 유권자에게 돌렸으며 운전기사에게 꽃나무를 절취하게 시키는 등 비리를 저질렀다”는 내용의 ‘양심선언문’을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이어 제대로 된 보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회 등에서 양심선언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박 전 의원 측을 위협했다.

박 전 의원 측은 언론과 당 공천심사위원회 등으로부터 해명 요구를 받게 되자 공천 취소 등을 우려해 A씨에게 돈을 건네기로 약속했다.

이에 A씨는 같은 달 13일 국회에서 ‘양심선언문’의 내용이 사실임에도 마치 거짓으로 꾸며낸 이야기인 것처럼 “개인적 감정에서 비롯된 잘못된 선언이었다”며 해명문을 발표했다. A씨는 해명문 발표를 전후해 총 5천만원의 돈을 박 전 의원 측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고 있으며, 그간 박봉의 급여를 받으면서 쌓인 불만이 범행 동기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이 거짓으로 꾸며낸 내용으로 피해자의 비리를 폭로하려고 한 것은 아닌 점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한편 지난 총선 안산단원을 선거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후보가 현역이었던 박 전 의원을 제치고 당선됐다. 이 사건 1심 법원은 A씨의 ‘양심선언문’이 박 전 의원의 실제 당락을 좌우할 만큼 심각하거나 중요한 요소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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