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손을 잡고 등하교 시키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7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동의 한 주택가에는 적막함이 맴돈다.
이곳에 살던 경기도 부천 원미경찰서 소속 지구대 경위는 지난 3일,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던 중 신호를 위반한 BMW차량에 치여 숨졌다. 그리고 불과 사흘 후인 6일 오후 1시25분께, 그의 자택에서는 부인 A씨와 10살도 되지 않은 두 아이가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에는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이 담겨 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들이 평범한 가족으로 행복한 삶을 살던 이곳에는 그들을 기억하는 이웃들이 있다. 친절하고 성실한 가장, 화목하고 행복해 보이던 가족. 이웃들의 가슴에는 행복한 이 가족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
주민 B씨는 “그 경찰관 분이 매일 아파트 단지 앞에서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셨다”며 “잠깐 봐도 꼭 먼저 인사를 해주는 분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날 이후 부인 분이 많이 힘들어보이셨다”며 “너무 안타까웠다”고 했다.
또다른 주민 C씨는 “평소 (A씨가)아이들의 손을 잡고 등하교를 시켰다”며 “자주 보지는 못했지만, 볼 때마다 부부사이가 좋아보이고 화목해보여 기억이 난다”고 했다.
주민 D씨는 “아무래도 남편이 사고를 당하고 나서 많이 힘들어했던 것 같다”며 “슬픔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동료들도 비통하긴 마찬가지다.
부천지역 한 경찰관은 “유가족이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불과 며칠 전 동료를 떠나보낸 것도 안타까운데, 가족들까지 이런 일을 겪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 등의 시신을 보내 부검을 의뢰했다.
김보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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