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비대면 온라인 성묘”…코로나19 확산ㆍ방역지침에 달라진 명절

“하늘에 계신 어머니, 이번에는 온라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수원시 영통구 연화장 추모의집에 어머니를 모신 L씨(40)는 이번 설 명절에는 시설을 찾지 않을 예정이다. 대신 L씨 가족은 이번 명절엔 온라인 성묘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L씨는 “온라인으로 성묘를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비록 비대면이지만, 하늘에 계신 어머니께서 이해해주시리라 믿는다”고 했다.

지난 주말 평택시의 선산을 설 명절 전에 미리 찾은 K씨(62)는 하루종일 주민등록등본을 들고 다녔다. 함께 사는 자녀가 4명이라 모두 6명인 탓에 따로 모인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서다. K씨는 “남동생 가족과 부모님을 모시고 매 명절 때마다 선산을 찾았으나 올해는 겹치지 않게 일정을 나눠 조부모님을 찾기로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방역지침이 설까지 이어지면서 명절 풍경이 달라졌다. 이른 성묘에 나서거나 온라인으로 성묘ㆍ제사 등을 계획하는 ‘신풍속도’가 일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기지역 봉안시설들은 설 연휴 운영을 중단하거나 예약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수원시연화장 추모의집은 지난달 29일부터 2월 28일까지 사전 예약제를 운영 중이다.

4인 이내 한 가족씩 예약할 수 있다. 또 동시간대 입장객 수를 180명으로 제한해 운영하고 있다.

추모의 집은 온라인 성묘객들을 위한 사이버 추모관도 운영 중이다. 이는 고인을 기리기 위한 유가족만의 전용공간을 제공해 사진, 동영상을 올리고 고인에 대한 편지 등 추모의 글도 게시할 수 있는 서비스다. 헌화 차례상을 고를 수 있고 절차에 따라 차례 음식을 하나씩 선택해 차례상을 놓거나 헌화가 가능하다.

성남시 중원구의 하늘누리 추모원도 이번 설 연휴 동안 문을 닫는다. 이곳 제1추모원(1만6천900위 봉안)과 제2추모원(1만9천378위 봉안)의 운영 중단은 지난해 추석에 이어 두 번째다. 이곳은 연휴를 제외하고 오는 26일까지 예약 방문제를 시행, 이날까지 누적 예약자는 3천290명으로 집계됐다. 또 용인시 평온의 숲도 지난달 29일부터 2월 26일까지 사전예약제로 운영한다.

수원시 연화장추모의집 관계자는 “예약 문의가 평일 200~300건, 주말 400~500건에 달하고 있다”며 “연휴 마지막날인 14일까지 이미 모든 예약이 꽉 찬 상태”라고 말했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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