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인구 이동이 심상찮다. 원도심의 인구는 경제자유구역으로 떠나고, 이는 곧 도심 발전의 불균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인천과 같은 신도심을 안은 지방자치단체들은 원도심을 자연과 어우러진 생태복합도시로 개발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원도심 떠나는 인천시민들…도심 불균형 가속화
최근 통계청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2005년부터 15년간 인천경제자유구역에는 30만2천380명의 인구가 순유입했다. 이 중 인천 안에서의 순유입도 18만3천65명에 달한다. 이들은 주로 원도심에서 경제자유구역에 조성하는 신도심으로 옮겨가는 인구로 나타났다. 더 좋은 주거환경을 찾아, 더 좋은 집을 찾아 인천에서도 신도심으로 몰리는 불균형 현상이 심화한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많은 분야에서 지역발전을 저해한다. 원도심의 학교는 텅텅 비어가는데, 신도심의 학교는 과밀학급이 생기는 식이다.
결국 원도심의 균형발전이 신도심 조성 지자체에는 숙제로 남는데, 인천은 미추홀구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현재 인천 미추홀구에는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이 한창이다. 단순히 원도심을 갈아엎는 식의 재개발이 아닌 도심 자체를 하나의 생태복합도시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행자인 DCRE는 용현·학익1블록에 ‘시티오씨엘’(City Ociel)이라는 새로운 도시명을 붙이기도 했다.
■자연이 숨쉬는 그린도시
국내 대표 건설사인 HDC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포스코건설과 함께 오는 3월 첫 분양을 시작으로 사업을 본격화하는 시티오씨엘은 인천 미추홀구 학익동 587의1 일대와 인근 154만6천747㎡를 개발하는 미니신도시급 민간도시개발 사업이다. 이곳에는 1만3천여가구의 주거시설과 학교, 공원, 업무, 상업, 공공, 문화시설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특히 시티오씨엘은 생태도시, 가치도시, 활력도시, 휴식도시 등의 설계 콘셉트를 반영한 생태복합도시로 조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선 산업화로 도시환경에서 소외받는 OCI(동양제철화학) 인천공장부지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다양한 그린 네트워크를 구축해 친환경 생태도시로 조성한다.
그랜드파크와 주변 블록, 지구 내 녹지 공간 및 문화공원 등을 연결하는 녹지 보행 가로와 생태 둘레길, 커뮤니티 녹지 등의 그린 네트워크를 조성하는 건 생태도시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일이기도 하다.
■역사가 공존하는 복합도시
도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비주거 구역과 지하공간을 활성화하고, 역사적 공간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미추홀구의 역사를 담아낸다.
먼저 시티오씨엘 내에 자리잡고 있는 옛 극동방송, 외국인 선교사 사택, OCI 본관 등 근대역사건축물은 리모델링 해 전시품 판매, 문화체험 등을 즐길 수 있는 문화거점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옛 극동방송 사옥은 1956년 12월 대한민국 최초로 해외에 방송을 보낸 곳으로 현재 용현·학익지구 1블록에는 옛 극동방송 송출실과 방송 관련 일을 맡아 하던 외국인 선교사 사택 등 벽돌 구조의 지상 1~2층 건물 8채가 남아 있다. 당초 극동방송 건물이 있는 부지는 주거 용지로 계획했지만, 근대건축물로 보존할 가치가 있는 구의 의견을 받아들여 문화시설 용지로 변경했다.
OCI 본관은 1987년 지어진 지하 1층, 지상 4층 철골 구조 건물로 산업도시 인천을 상징하는 역사적인 건축물이다. ‘마지막 개성상인’ 고(故) 이회림 OCI 회장은 그간 불모지나 다름없던 중화학산업을 인천에서 일으킨 만큼 경제사적으로도 의미가 깊다.
■문화공간까지 모아 주민 편의 증진
현대적인 문화공간도 조성한다. 시티오씨엘 사업시행자인 DCRE가 인천시에 기부한 용지(5만4천121㎡)에는 다양한 전시 감상 및 체험 등의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인천 최초의 ‘인천뮤지엄파크’가 들어설 예정이다. 인천 뮤지엄파크는 인천시립박물관을 확장 이전하고 인천시립미술관을 신설하는 사업으로, 시립미술관, 시립박물관, 예술공원, 콘텐츠빌리지, 콘텐츠플라자 등으로 구성한다.
DCRE 관계자는 “신도시나 택지지구 사업처럼 단순히 땅을 개발하여 하나의 도시를 짓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는 공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역사와 문화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생태복합도시 시티오씨엘 업무1블록, ‘시티오씨엘 3단지’
생태복합도시로 조성하는 시티오씨엘 업무1블록은 양극화하는 인구 밀집도를 해소할 새로운 방안으로 꼽힌다. 그만큼 인천은 물론 전국에서 큰 관심을 쏟는 곳이기도 하다.
시티오씨엘의 첫 분양은 오는 3월 업무복합 1블록의 시티오씨엘 3단지 1천879가구다.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46층 8개동(오피스텔동 2개 포함) 아파트 전용 75~136㎡ 977가구, 오피스텔 전용 27~84㎡ 902실 등 총 1천879가구 규모로 이뤄진다. 지하 2층~지하 1층에는 6개관 730여석 규모(7천320㎡ 규모)의 영화관이, 지하 1층~지상 3층까지는 단지 내 상업시설(3만3천882㎡)이 들어선다.
전용면적별로 아파트는 75㎡A 124가구, 75㎡B 83가구, 84㎡A 299가구, 84㎡B 231가구, 84㎡C 68가구, 101㎡ 170가구, 136㎡ 2가구 등이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27㎡ 246실, 52㎡ 164실, 66㎡ 246실, 84㎡ 246실 등 소형아파트 일부 대체 상품까지 구성했다.
시티오씨엘은 인근의 다양한 복합시설과 함께 교통 입지 여건에 대한 우수성도 손에 꼽힌다. 현재 무정차역으로 통과하고 있는 수인분당선 학익역(예정)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로 교통 여건이 좋다.
학익역에서 한 정거장 거리에 있는 송도역은 ‘KTX 송도역 복합환승센터’로 개발한다. 송도역에서 KTX를 이용하면 지난해 12월 착공에 들어간 인천발 KTX직결사업(2024년 말 완공 예정)을 통해 경부선과 이어진다. 부산 2시간 40분, 목포 2시간 19분이면 닿을 수 있다. 또한 송도역은 월판선(월곶~판교선, 2025년 개통 예정)과 경강선(판교~강릉)과 연계, 인천 송도에서 강릉을 잇는 ‘동서간철도’도 오는 2025년에는 이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편의·문화시설은 단지 내 대규모 상업시설(3만3천882㎡)과 영화관(7천320㎡)이 있는 것을 비롯해 시티오씨엘 내에 조성 예정인 중심상업용지(약 7만1천659㎡ 규모)와 인천 뮤지엄파크(예정)도 단지와 마주하고 있다.
김경희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