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인천대로(옛 경인고속도로) 일대를 미국 보스턴의 ‘그린웨이’와 같이 공원과 생활권을 묶은 인천의 랜드마크로 탈바꿈시킨다. 하지만 이를 현실화하려면 1조8천억원의 막대한 사업비가 필요해 ‘장밋빛 청사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시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인천대로 10.45㎞ 구간을 중심으로 녹지공간을 만들고 반경 500m 일대 10개 생활권 926만㎡를 활성화하는 ‘인천형 그린웨이’를 추진한다. 그린웨이는 지난 2007년 미국 보스턴에서 약 26㎞ 길이의 고가도로를 지하도로화하고 지상을 녹지와 문화시설로 채운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다. 현재는 보스턴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앞서 시는 지난해 12월 주민 의견을 모아 인천대로 주변 10개 구역을 대상으로 각각의 지역 특성을 고려한 개발 콘셉트를 담은 지구단위계획을 세운 상태다. 신흥 생활권은 항만과 도시의 정체성을 연결하는 복합업무지구로, 토지금고 생활권은 과거 소금 생산 중심지라는 역사적 의미를 살린 관광지로 바꾼다. 용현 생활권은 인하대학교와 연계해 젊은 문화플랫폼 거점으로, 수봉 생활권은 노후 원도심 정비와 수봉공원을 활용한 가족산책길을 만든다.
시는 또 인천대로로 인해 끊긴 도화·주안 생활권간 역세권을 비롯해 원적·석남·가정 생활권은 역세권을 중심으로 거점 개발을 추진한다. 현재 석남 생활권은 중심시가지형 도시재생뉴딜사업이 추진 중이다. 인천일반산업단지와 맞닿아 있는 가좌·인천교 생활권은 산업단지 재생에 집중한다.
이를 위해 시는 용역을 통해 내년 10월까지 생활권 테마별로 세부적인 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각 생활권에 적합한 개발 방향을 잡을 예정”이라며 “특색을 잃지 않고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시의 계획은 아직 ‘장밋빛 청사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사업 현실화를 위해선 무려 1조8천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계획의 근본인 인천대로 지하화에만 시비 5천790억원을 쏟아부어야 한다. 또 지상구간 공원조성 523억원, 문화시설 696억원, 지하주차장 10곳에 932억원 등도 필요하다.
또 인천대로로 끊겨있던 도심을 연결하는데 7천560억원이 필요하다. 시는 인천대로 일부 구간을 혼잡도로로 지정받아 국비 50%를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다. 이런데도 현재 시가 확보한 예산은 171억원 뿐이고 이마저도 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비용 등으로 쓰는데 급급하다.
시는 문화시설 등은 민간 기업으로부터 기부받는 방식 등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 사업 예정 부지 내 공유지를 매각할 계획이지만, 3천억원대에 불과하다.
시 관계자는 “인천대로를 일반화 관련 사업비 규모가 크기 대문에 국비를 최대한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했다. “또 공원·문화시설 등은 민간 사업과 연계해 자체 재원 확보를 하는 등 예산 마련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조윤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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