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표현의 미학
[세계는 지금] 표현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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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바이든 대통령은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있다. 넘어진 후에 얼마나 빨리 일어나느냐, 그것이 판단의 준거이다. 강해 보이는 그도 낙담에 빠질 충분한 계기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언제나처럼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며 마음을 다잡았다. 먼저 떠난 모친의 음성만은 그를 떠난 적이 없다. 자기연민. 그것이 46대 미국 대통령의 적이었던 것이다.

최근 전직 주한 미국대사는 미국의 어느 방송에서 한반도 문제를 논하면서 자신이 주재한 나라에 대해 던진 표현이 있다. “한국은 고래 등의 새우가 아닙니다.” 한국에 근무하였던 미국 대사의 말이었다. 한국인이 아니라 미국인의 표현이었다.

설령 한반도의 현실이 그렇다 하더라도 그렇게 표현할 필요가 없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면 끝이 없다. 샌드위치 처지에 처해 있는 것도 아니고, 자기 비판적으로 표현할 이유도 없다. 위대함이란 무엇인가. 열세의 전황을 승세로 바꾼 조르쥬 클레망소는 위대함의 한 척도이다. 1차 대전의 그 지루한 참호전도, 유혈 낭자한 백병전도, 프랑스 병사들이 참아내도록 독려했다. 마지막 승리는 끝까지 견뎌낸 프랑스의 것이었고, 패배주의를 집어던진 클레망소 수상 투쟁의 산물이었다.

세계지도에서 변방의 지역에 주목하고 투자하는 나라는 없다. 대한민국은 항시 주목의 대상이었고 미래에도 투자의 대상이 될 것이다. 지리학적 요충지이자 지경학의 허브이다. 방치돼도 좋을 시시한 땅이 아니고,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는 나라이다. 외교안보적 고민은 수반되겠지만, 주변국으로부터 끊임없이 파트너십을 요청받고 있다. 30여년 전 베이징과 모스크바는 한국과의 수교에 그들이 더 적극적이었다. 한국의 매력 때문이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지구 상에서 제일 값어치 있는 땅 위에 있기 때문에 도전요인과 기회의 요인이 공존한다.

대나무가 마디가 많은 것처럼 21세기 한국은 경쟁력의 날이 선 마디가 많아서 도전요인을 극복해낼 지혜와 역량이 강하다. 외교안보적 강풍으로 종종 흔들림은 있을 수 있어도, 유연성과 내성이 강하기 때문에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 대나무보다 더 강한 대한민국이다. 경성국력과 함께 연성국력도 키워 왔기 때문에 기회의 창문을 활짝 열어젖힐 준비도 돼 있다.

이제 앞으로 10년 안에, 적어도 30년 안에, 새로운 기적을 만들어 낼 한국이다. 표현부터 바꿔 보자. 패배주의 레토릭을 계속 쓰면 부지불식간에 정신성부터 패배자로 전락하고, 진취적 기상으로 전진하면 강인한 승자로 변한다. 자식을 키울 때도, 나라를 떠받칠 때도 피그말리온 효과를 유념하면 좋다. 잘 될 거라고 생각해야만 잘 될 가능성이 열린다. 우리는 모두 가슴에 품는 포부의 크기만큼 위대해 질 것이다. 실패를 딛고 일어나 미래로, 번영의 나라로, 질주하고 있는 나라다. 새우와 샌드위치라는 단어부터 바꾸어 보자. 아시아에서 가장 주목받는 나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선도적인 국가로.

최승현 경기도 국제관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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