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보건소가 백신 접종을 앞두고 의료진 등 인력부족으로 비상이다. 방역당국이 백신 접종 의료진의 인력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요양시설 종사자는 일반 병원에서 접종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4일 인천시와 군·구 등에 따르면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만 65세 미만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412곳의 입소자와 종사자 중 백신접종에 동의한 1만7천326명(94.8%)을 대상으로 1차 접종에 돌입한다. 요양병원은 내부 의료진을 활용해 자체 접종하지만, 요양시설 입소자와 종사자들은 지역 내 보건소를 찾아 백신을 맞는다. 특별한 경우엔 보건소 접종팀이 찾아가 백신을 놓는다.
이를 위해 보건소들은 의사, 간호사, 행정인력 등을 팀으로 묶어 모두 11개 접종팀을 꾸린 상태다. 군·구별로 1개팀씩, 강화군은 2개팀을 구성했다.
그러나 보건소들은 인력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보건소 11개팀이 7천233명의 요양시설 입소자·종사자를 접종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순 수치상 1개팀이 약 657명을 접종해야 한다. 의료진이 문진·진찰 등을 거친 뒤 접종을 하기에 물리적으로 1일 30명 정도의 백신 예방접종이 가능하다. 결국 모든 대상자의 접종을 마치려면 20여일이 넘게 걸리는 셈이다. 여기에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에 따른 응급대처를 위해 주말을 뺀 평일에만 접종하는 것을 감안하면 1차 백신 접종 기간인 다음달까지 접종을 마치기 힘들다.
특히 보건소들은 코로나19 검체 검사를 위해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는 탓에 의료인력의 업무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서구보건소는 현재 선별진료를 맡고 있는 내과 의사 1명이 접종까지 동시에 맡아야 한다. 부평구보건소도 당초 빠른 백신 접종을 위해 2개의 접종팀을 꾸리려다 선별진료에 구멍이 생길 가능성을 우려해 1개팀으로 축소했다.
한 보건소의 관계자는 “외부에서 의료진을 구하려고 했지만 구해지질 않아 기존 의료진이 접종과 선별진료를 번갈아가면서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른 보건소도 비슷하다”고 했다.
지역 의료계에선 방역당국이 대상자의 접종 지침을 변경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요양시설 종사자들이 보건소 대신 위탁의료기관에서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방역당국의 지침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위탁의료 기관은 방역당국이 백신 접종을 위탁한 일반 의료기관(병원)으로 인천에는 827곳이 접종 의사를 밝히고 있다. 현재까지 36곳이 방역당국과 위탁의료기관 계약을 한 상태다. 요양시설 종사자 6천685명을 위탁의료기관으로 분산시켜 접종하면, 보건소 접종팀이 맡아야 할 대상자를 대폭 줄일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최근 질병관리청에 이 같은 접종 지침 변경을 건의했다”며 “최대한 의료진의 피로를 덜면서 차질 없이 접종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신경쓰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인천의료원의 감염병 치료 전담의 40명도 유효 인력이 생기는 대로 접종 현장에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인천에서는 인천지방검찰청 인천공항분실 직원 확진자를 포함해 총 2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누적 확진자는 4천376명이다. 방역당국은 이날 인천지검 인천공항분실을 폐쇄하고 확진자와 같은 팀 3명을 밀접접촉자로 분류해 자가격리 조치했다. 이 밖에 집단감염 관련 6명에 확진자 접촉으로 인한 확진 사례는 16명이며 나머지 2명은 감염경로를 조사 중이다.
조윤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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