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형사미성년자
[천자춘추] 형사미성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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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업무를 하다 보니 약간 충격적인 사건을 접하게 되었다. 청소년 5~6명이 조건만남을 미끼로 성인 남성을 꾀어내어 그 남성을 폭행하고, 협박해서 돈을 갈취한 사건이었다. 남성을 야구방망이로 가격하여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깨우기 위해 물을 끼얹고, 라이터로 발바닥을 지지는 등 엽기적인 사건이었다. 결국 해당 청소년들은 모두 구속됐다. 물론 조건만남을 시도했던 성인남성도 당연히 처벌받아야 하지만, 청소년들이 자신들은 성인이 아니므로 약하게 처벌되리라는 것을 알고 범죄행위에 나선 정황이 있어 뒷맛이 약간 씁쓸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였다.

과거 민법상 성인은 만 20세부터였고, 현재는 법이 개정돼 만 19세 이상을 성인이라 하고, 성인이 안된 사람을 미성년자라고 한다. 형사관계에서도 소위 ‘형사미성년자’라고 해서 만 14세 미만은 형법상 책임능력을 부정해 형사처벌은 하지 않은 것이 우리의 법 체계이다. 이런 제도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 비슷하게 각 나라가 유지하고 있다. 형사미성년자라고 해서 아무런 조치도 없는 것은 아니다. 형사미성년자의 범죄에 대해서도 10세~14세의 청소년에 대해서 소년법에서는 ‘보호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여러 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청소년들의 범죄에 대해서는 청소년 개인의 책임도 있으나, 사회의 청소년에 대한 책무도 무시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제한적으로 처벌하고, 처벌의 범위에서도 교화를 통해서 사회 구성원으로 역할을 하도록 배려하는 측면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근래에 미성년자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엽기적인 범죄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사회적으로 ‘형사미성년자’의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부 청소년이 이러한 제도를 악용하여 자신은 처벌받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범죄를 저지를 수는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청소년들이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배려하고, 가르쳐야 할 책무가 있다. 청소년들의 범죄에 대해 비난을 할 수 있으나, 어른들이, 우리 사회가 그러한 책무를 다 하고 있는지 한 번쯤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백남수  법무법인 AK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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