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환경·정신적 요인 추정, 폭력·확인·과도한 손 씻기 등
직장인 박기철씨(39)는 최근 건강에 대한 염려가 커지면서 건강 보조 식품제를 시간에 맞춰 챙겨 먹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혔다. 처음에는 2~3개의 보조제를 먹다가 최근에는 10여 개까지 종류가 늘어났고 한 개라도 놓치면 온종일 불안해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이러한 강박증은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최근 건강이나 집안 물건 정리 등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등 강박증을 보이는 현대인이 늘고 있다.
■불안감에 반복적인 행동
강박증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어떤 생각이나 장면이 떠올라 불안해지고, 그 불안을 없애려고 어떠한 행동을 반복하는 질환이다.
강박증은 선천적, 환경적, 정신적 요인 등 복합적 원인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춘기 이전에 강박증이 시작되는 경우에는 자칫 자폐증, 발달장애, 뚜렛 증후군의 질병으로 오인할 수 있어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특히 강박증 증상은 개인의 불안감 강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반복적인 폭력 및 성적 사고 또는 종교적 믿음에 반하는 사고 등과 같이 강박적 사고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오염에 대한 공포로 과도하게 손을 씻는 청결 강박, 안전에 대한 우려로 여러 번 점검하고 확인해야 하는 확인 강박, 대칭과 정확성 및 정리정돈에 몰두하는 강박,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불필요하게 쌓아두는 저장 강박 등이 반복적 행동 양상으로 나타난다.
■초기 발견 및 치료, 스트레스 관리 중요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지속적으로 침범하듯 나타나며 이를 저항하고자 하는 강박 행위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일어난다면 강박장애를 의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도록 해야 한다.
강박증은 무엇보다 초기에 인지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게 중요하다. 초기에는 증상을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곧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 강박증이 치료, 관리되지 않고 심해지면 가정이나 직장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어렵다. 또 만성화될 때 불안감을 없애고자 알코올 및 약물을 남용할 수 있다. 우울증을 비롯한 다른 불안장애가 동반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강박증을 예방하는 데는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심리적 스트레스는 강박증에 악영향을 미친다. 안철민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 건강증진의원 원장은 “평소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취미생활 등을 병행하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며 “규칙적 운동으로 오감을 자극하고 매년 건강검진을 받듯이 마음의 건강검진을 받아 자신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상태를 체크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라고 조언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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