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들렸다, 개똥 먹어라”…용인 '10세 조카 물고문' 이모는 무속인
“귀신 들렸다, 개똥 먹어라”…용인 '10세 조카 물고문' 이모는 무속인
  • 김해령 기자 mer@kyeonggi.com
  • 입력   2021. 03. 07   오후 1 :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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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 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왼쪽)와 이모부 연합뉴스


10세 조카를 마구 때리고 물고문을 해 숨지게 한 용인 이모 부부가 재판에 넘겨졌다. 무속인인 이모는 조카의 몸에 귀신이 들렸다는 이유로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김원호)는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등 혐의로 숨진 A양(10)의 이모 B씨(34ㆍ무속인)와 이모부 C씨(33ㆍ국악인)를 구속기소 했다고 7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8일 오전 11시20분께부터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 자신들의 아파트 화장실에서 A양의 손발을 빨랫줄과 비닐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머리를 물이 담긴 욕조에 여러 차례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등 30분 이상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 부부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이후 추가 수사를 해 이들에게 살인죄도 적용했다.

물고문을 연상시키는 이러한 가혹행위는 1월24일에도 한 차례 더 있었고 A양 사망 당일에는 가혹행위에 앞서 3시간가량 플라스틱 파리채 등으로 A양을 마구 때린 것으로 조사됐다. A양에 대한 폭행은 사망 전날인 2월7일에도 4시간가량 이어졌다.

검찰은 A양이 지난해 11월 이들 부부에게 맡겨진 뒤 한 달이 지난 12월 말부터 숨지기 전까지 도합 14차례에 걸쳐 학대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모 B씨는 A양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자 “귀신이 들렸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이 같은 이유로 파리채, 나무 막대기 등으로 피해자를 수회 때려 전신 피하 출혈 및 갈비뼈 골절상까지 입게했다.

또 이들은 지난 1월20일 A양에게 자신들이 키우던 개의 똥을 강제로 먹게 강요하는 등 정서적 학대도 했다.

특히 이들은 A양에게 끔찍하고 엽기적인 학대를 가하면서 이 과정을 여러 차례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었고 수사기관은 이렇게 찍힌 사진, 동영상을 확실한 증거로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B씨 부부가 찍은 동영상에 귀신을 쫓아야 한다는 등 B씨가 하는 말이 담겨 있다”며 “A양은 지난해 11월 초부터 이 집에 살았는데 학대가 그로부터 한 달 이상 시간이 지난 뒤부터 이뤄진 것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 시점에 B씨가 A양에게 귀신이 들렸다고 믿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A양의 사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속발성 쇼크 및 익사로 나타났다.

속발성 쇼크는 외상 등 선행 원인에 이어 발생하는 조직의 산소 부족 상태가 호흡곤란을 초래하는 것으로 A 양의 시신을 부검한 부검의도 이와 같은 1차 소견을 내놓은 바 있다.

국과수의 최종 결과에서는 익사가 추가됐는데 A양의 기관지 등에서 물과 수포가 발견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검찰은 딸이 B씨 부부에게 폭행을 당한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런 보호 조치를 하지 않아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A양의 친모 C씨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C씨가 언니인 B씨로부터 A양이 귀신에 들린 것 같다는 말을 듣고 귀신을 쫓는 데 쓰라며 복숭아 나뭇가지를 전달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 나뭇가지가 A양을 폭행하는 데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C씨가 B씨 부부에 의한 딸의 폭행과 학대를 사실상 묵인한 것으로 비춰질 수 있어서다.

검찰은 C씨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A양의 유족에 대해 심리치료 등 각종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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