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건축물 양성화 딜레마] 한지붕 네가족…천태만상 불법 건축물
[불법 건축물 양성화 딜레마] 한지붕 네가족…천태만상 불법 건축물
  • 하지은 기자 zee@kyeonggi.com
  • 입력   2021. 03. 22   오후 8 :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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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방쪼개기와 같은 방법으로 가구 수를 무단으로 늘려 폭리를 취하는 '불법건축물'이 경기지역 곳곳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22일 다가구주택 중 상당수가 불법으로 방쪼개기 및 옥탑방을 설치한 성남시 분당구 분당동 일대. 조주현기자

경기도내 불법건축물이 활개를 치고 있다. 폭리를 노린 불법건축물은 단독ㆍ다세대ㆍ다가구주택 등 다양한 형태로 주거환경을 훼손하고 주차난, 소방시설 미비에 따른 안전 문제 등을 야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안으로 등장한 불법건축물 양성화 법안마저 “선의의 피해자를 구제해야 한다”, “불법의 합법화는 안 된다” 등의 갑론을박 속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이에 경기일보는 불법건축물에 대한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해 본다.



22일 성남시 분당구 분당동의 한 지상 3층 규모의 다가구주택.

겉보기에도 평범한 이 주택 외벽에는 9개의 전기 계량기가 다닥다닥 설치돼 있다. 3층 위에는 옥탑방이 튀어나와 있다.

건축물 대장상 해당 건축물에는 3가구만 살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주택 내 가벽을 설치하는 방식인 이른바 ‘방 쪼개기’로 총 9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불법건축물로 가구 수가 늘자 주민들은 매일 같이 주차 전쟁을 치르고 있다.

대낮임에도 인근 도로인 왕복 2차선의 장안로 52번길 양측에는 차량이 줄지어 주차돼 있어 자동차 교행이 어려운 실정이다.

다가구주택이 밀집한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호수로길 일대에 지어진 다가구주택은 일산신도시 조성 당시 1필지당 총 4가구 이하의 가구 수 한정 규정을 지키지 않고 있다.

고양시는 지난해 불법건축물 110여 채의 강제이행금을 부과했으나 효과는 미비하다.

이 일대 원룸(26㎡) 임대료는 월 40만원이다. 애초 3가구 건축물이 방 쪼개기로 총 8가구 되면 연 2천만원의 추가 수입이 발생한다.

건물주가 500만원의 이행강제금보다 월세 수입이 더 많다 보니 원상복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불법건축물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방 쪼개기의 건축물 내 원룸 및 투룸은 소방시설을 갖추지 않을뿐더러, 방을 구분 짓기 위해 사용된 가벽은 화재에 취약하다.

옥탑방·방쪼개기와 같은 방법으로 가구 수를 무단으로 늘려 폭리를 취하는 '불법건축물'이 경기지역 곳곳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22일 다가구주택 중 상당수가 불법으로 방쪼개기 및 옥탑방을 설치한 성남시 분당구 분당동 일대. 조주현기자
옥탑방·방쪼개기와 같은 방법으로 가구 수를 무단으로 늘려 폭리를 취하는 '불법건축물'이 경기지역 곳곳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22일 다가구주택 중 상당수가 불법으로 방쪼개기 및 옥탑방을 설치한 성남시 분당구 분당동 일대. 조주현기자

지난 2015년 130여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오피스텔 화재 참사의 주요 원인도 방 쪼개기였다.

또 불법건축물은 대출이 안 돼 세입자는 방 구하기에, 건물주는 임차인 구하기에 어려움을 각각 겪고 있다. 전세 대출이 가능한 분당동과 대화동의 원룸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에 도내 지자체가 지난해 1만5천478건의 위반 사항을 적발, 총 1천617억8천만원의 규모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했으나 이로 인한 반발이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이행강제금에 불만을 품은 한 주민이 분당구청에 인분을 투척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화성시 향남2지구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부동산 업자로부터 ‘단속은 한 번뿐’이라는 말에 속은 건물주들도 있다”며 “원상복구명령으로 떠나는 세입자가 있는 데다 불법건축물인 줄 모르고 구매한 건물주도 있는 만큼 구제 방안이 논의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민원 접수로 불법건축물 단속을 하고 있으나 소유주 반발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이행강제금 말고는 특별한 제재 수단 없는 데다 양성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해결방법이 제시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로컬이슈팀=하지은ㆍ이정민ㆍ채태병ㆍ김현수ㆍ최태원ㆍ노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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