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추진 늦어지자... 재개발 부지 45만3천㎡ 사들일 예정
인천시가 3천억원을 들여 내항 1·8부두 항만재개발 사업부지 전체를 매입, 직접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내항을 시민 공원 등으로 만들어 전면 개방하는 등의 사업 추진이 늦어지자 나온 ‘극약 처방’이다.
31일 시와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시는 해양수산부의 내항 재개발 사업자 선정 절차가 끝나면 IPA 등과 협의해 내항 1·8부두 내 부지를 전체를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사업자들이 내항 재개발 사업 추진 과정에서 50% 이상의 공공시설 비율 등은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포기하면서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019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업 추진에 나섰지만 사업성 부족 등을 이유로 포기했고, 2015년 해수부의 사업자 공모는 2차례 유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시는 3천억원을 들여 IPA로부터 내항 1·8부두 재개발 부지 45만3천㎡을 사들일 예정이다. IPA는 사업부지 중 95%를 소유하고 있다. 매입 비용은 해마다 300억원씩 분할해 상환하는 등 최대한 시 재정에 부담을 줄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
시는 부지 매입 후 시민친화 공간 등 공공성을 높인 재개발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시는 공공시설 비율을 50%로 맞추더라도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시가 만약 이 부지를 매입한다면, 인천도시공사(iH)에 출자하거나, 또는 위탁을 맡겨 개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시는 2016년부터 내항 재개발 부지 중 일부인 8부두 2만4천㎡을 사들여 옛 곡물창고를 문화복합공간인 상상플랫폼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시는 내부검토가 끝나는 대로 해수부 및 IPA, 또는 새로운 사업자 등과 이 같은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현재 해수부는 ‘항만재개발 및 주변 지역 발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내항재개발 사업시행사 선정을 위한 ‘제3자 제안 공모’를 오는 6월까지 하고 있다. 이미 IPA가 지난해 9월 내항재개발사업 시행을 위한 사업제안서’를 해수부에 내고 부지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어 사실상 우선사업대상자로 볼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안병배 인천시의원(중1)은 “IPA는 내항재개발 사업을 통해 토지를 되팔아 이익을 남기려는 목적이 크다”라며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내항 재개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공모 결과에 따라 내항재개발 사업부지의 매입 방향은 검토단계에 있으며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조속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신경쓰겠다”고 했다.
다만 시의 이 같은 계획은 IPA의 구상과는 차이가 있다. IPA는 공공성을 높이는 것에 주력하면서도 부지를 기본조성공사 후 매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IPA 관계자는 “이번 공모 절차 후 시가 매입이 조건이 아닌 공동투자 등의 조건을 제시한다면 함께 협조해 나갈 것이다”고 했다. 이어 “시가 도시공사와 함께 이번 공모에 참여해 사업계획을 제안해 (우리와)선의의 경쟁을 하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이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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