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주유소, 고객 승인 없이 ‘카드 포인트 적립금’ 슬쩍

인천 남동구에 있는 한 LPG충전소가 고객의 동의 없이 주유금액에 따른 적립 포인트를 가로채고 있다. 이 포인트는 전국 같은 계열사의 주유·충전소에서 사용할 수 있고, 물품 구입도 가능하다.

7일 오전 인천 남동구에 있는 한 현대오일뱅크 LPG충전소. 주유기 8대 모두에 포인트 카드가 매달려 있다. 직원은 손님에게 포인트 카드가 있는지 묻고는 없다고 답하면 이 카드를 긁어 적립 포인트를 챙긴다. 이 같이 적립한 포인트는 카드 1개당 1만원 이상이다. 현대오일뱅크는 ℓ당 5원의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어 182만원이상을 주유해야 이 정도의 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

이 포인트는 전국 현대오일뱅크의 주유·충전소에서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하고, 온라인쇼핑몰에서 물품도 구입할 수 있다. 경찰에 따르면 주유소 측의 이 같은 행위는 컴퓨터등사용사기죄, 배임죄에 해당할 수 있다.

이 주유소는 포인트 카드가 있으면 고객에게 할인된 금액으로 LPG를 제공할 수 있어 이 같은 방법을 택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포인트 카드를 갖고 있는 손님에게 ℓ당 940원인 LPG 가격을 910원으로 할인해주는 것과 달리 포인트카드가 없는 손님에게는 920원에 LPG를 공급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Opinet)에 공개한 이곳의 LPG 가격은 원래 920원이다.

손님 A씨(52)는 “포인트 카드가 없는데 영수증에 적립 내역이 있어서 이상했다”며 “할인해주는 척하면서 결국 포인트만 적립해가는 것 아니냐”고 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회사에서 비용을 들여 고객에게 혜택을 주려는 것을 개인 사업자가 가로챘다면 항의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어 “사실 관계와 계약 사항을 검토해 절차대로 처리하고, 포인트 카드의 관리 강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보람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