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쿼드 참여가 이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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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삼성과 대만의 TSMC까지 불러들여 반도체회의를 열었다. 반도체가 안보와 경제의 핵심이라며 삼성도 미국에 투자를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반도체굴기를 외치고 군사력까지 키운 중국을 누르지 못하면 최강국의 지위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제정세가 심상치 않은 것을 뒤늦게 알고 기업인들을 확대경제장관회의에 불렀다. 하지만 삼성의 최고의사결정권자를 옥살이시키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을 한국이 주도하고 기업과 정부가 한 몸이 돼야 한다는 공허한 말만 했다. 미국은 반도체회의와 비슷한 시기에 한국과 일본의 국가안보실장을 초청했다. 한국에 인도태평양 지역협의체 쿼드 참여를 요청했다고 하는데, 문 정부는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하지만 이런 일은 미국의 국무부장관과 국방부장관이 함께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있었다. 문 정부의 공식입장은 중국을 배척하는 협의체는 반대하는 것으로 사실상 쿼드 참여 거부로 해석된다.

쿼드는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의 중국 견제가 목적이다. 4개국 정상은 워싱턴포스트(WP)지에 공동명의 기고로 민주주의 국가의 참여를 촉구하고, 5G통신과 희토류 등의 국제표준을 만들어 신기술을 이용한 중국의 팽창주의에 공동 대응한다고 했다. 쿼드 발족 이전부터 시진핑 중국주석의 국제 전략인 ‘일대일로’는 자국이익만 챙기다가 역풍을 맞았다. 궁지에 몰린 중국은 북한문제 해결을 돕는다며 한국의 허점을 이용해 쿼드참여를 저지하려고 한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은 군사대결 가능성이 크고 출발점은 한반도나 대만이 될 수 있다. 고대 그리스 역사학자의 이름을 딴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제기한 미국의 국제정치학자 그레이엄 앨리슨교수의 진단이다. 그는 자신의 저서 ‘불가피한 전쟁(2017)’에서 기존 최강국 스파르타와 신흥 강국 아테네가 펠로폰네소스전쟁을 벌였던 것처럼 미국과 중국이 충돌한다고 봤다.

문 정부 사람들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고 말하지만, 중국은 물론 미국도 안보와 경제가 분리될 수 없음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이들은 쿼드에 참여하면 사드보다 더 심각한 보복을 떠올리지만 거부할 때 따를 불이익은 거론조차 하지 않는다. 중국은 사드보복에도 반도체를 만드는 삼성에 아무 소리 못했고, 중국기업과 경쟁하는 한국기업을 표적으로 삼았다. 쿼드 참여를 거부하면 중국 수출은 피해가 없겠지만, 미국 등으로의 수출은 줄고 반도체의 경우 원천 기술과 핵심 장비를 미국 등이 가지고 있어 중국 수출도 막힐 수 있다. 게다가 중국과 대립하는 대만은 미국·일본과 손잡고 삼성이 가지고 있던 시장을 흡수해버릴 수 있다. 국제정세의 변화를 읽지 못해 자초한 손해는 2차 전지 선도업체인 LG와 SK의 다툼에서 이미 경험했다. 양사가 싸우자 독일의 폭스바겐은 자립화에 나서 위기가 증폭됐고, 바이든 대통령은 양사의 합의를 끌어내면서 미국에 2차 전지 투자를 늘리도록 했다.

문 대통령의 남은 임기 1년은 한반도 주변 질서가 급변하는 중차대한 시기다. 노무현 대통령이 반미에서 벗어나 한미 FTA에 나섰듯이 지금이라도 문 대통령은 쿼드 참여로 선회해야 한다. 북한의 핵위협을 막는데 미국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에 대한 지렛대를 만들어 협상력도 키울 수 있다. 쿼드에 참여해 미국이 과도하게 나오면 진정시키고 중국이 제2의 사드보복을 못하게 억지력도 키워야 한다. 안보와 경제 양면에서 쿼드 참여가 합리적인 선택이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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