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인데 대학에 가보지 않은 학생들이다. 입학을 했는데 입학식이 없었던 학생들이다. 과(科) 동기 얼굴도 모른 채 2학년이 된 학생들이다. 우리는 이들을 ‘비운의 학번’이라고 부른다. 코로나로 대학생활을 잃은 20ㆍ21학번 대학생들이다. 이들이 지금 우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서적인 측면에서 말하는 우울함이 아니다. 질병의 진척 상태로 분석한 우울증에 이르고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 실태가 놀랍다.
보건복지부의 올 1분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가 있다. 모든 연령대에서 우울감이 심해졌다.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이 미친 사회적 현상이다. 여기서 특히 주목되는 세대가 있다. 20대 청년들이다. 이들의 우울 위험군 비율이 30.0%다. 30대 30.5%와 함께 전세대에서 가장 높다. 30대는 2020년 첫 번째 조사부터 꾸준히 높게 나타났다. 반면 20대는 초기 조사에서 가장 낮았다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20대 우울감이 60대(14.4%)의 그것을 두 배 이상 초과했다. 이들이 ‘코로나 블루’의 직격탄을 맞고 있음이다. 가벼이 볼 현상이 아니다. 복지부의 분석은 파괴된 대학생활이다. 코로나로 무너진 대학생활 패턴을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말이 대학생활이지 어떤 경험도 할 수 없다. 모든 수업은 비대면으로 바뀐 지 1년 넘었다. 20ㆍ21학번들은 대학 강의ㆍ문화를 경험해 본 적도 없다. 축제, 동아리활동 등은 더 말할 것 없다.
오죽하면 대학들이 학생들의 정신 상담에 나서고 있다. 우울감 등 정신적 고민을 상담하는 프로그램 운영이다. 아주대학교도 올해부터 학생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방식은 비대면 위기 심리상담이다. 동남보건대 역시 코로나 심리 방역 강화 차원에서 상담 프로그램을 확대한다고 한다. 이런 노력의 가져오는 효과는 지극히 제한적이다. 상담 역시 비대면인데다가, 전문 의료 시설이나 인력에 의한 대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캠퍼스는 여전히 굳게 닫혀 있다. 모든 대학들이 지금도 비대면 수업을 하고 있다. 대학 내 편의시설들도 폐쇄되고 있다. 운영상 이유로 학생식당과 편의점 등이 문을 닫고 있다. 대학체전과 체육 동아리 활동도 완전히 사라졌다. 5인 이상 실외 활동은 법률적 금지행위다. 그대로 둘 일이 아닌 듯하다. 사회적 책임을 누군가 져야 한다. 정부, 지자체, 학교의 실효적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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