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녹색어머니회, 학교는 지원자 없어 ‘발 동동’

인천지역에 초등학교 교통지도를 담당하는 녹색어머니가 사라지고 있다. 맞벌이 가정이 증가하며 학부모가 녹색어머니 지원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인천의 초등학교 258곳 중 녹색어머니회가 없는 학교는 109곳에 달한다. 녹색어머니회는 각 초등학교에서 교통안전 교육을 통해 올바른 교통안전 지식을 전달하고, 어린이의 안전한 등·하굣길 교통 지도에 앞장서는 단체를 말한다.

하지만 지난 2019년 부터 현재까지 지역 내 31곳의 초등학교가 녹색어머니 지원자 부족 등을 이유로 녹색어머니회 꾸리는 것을 포기했다. 시교육청은 최근 맞벌이 가정의 증가로 오전 8~9시 사이의 교통지도 활동이 학부모에겐 부담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올해 서구의 A초등학교는 녹색어머니 20여명의 학부모만 지원해 결국 녹색어머니회를 구성하지 못했다. 통상 녹색어머니회를 원활하게 운영하려면 40여명의 학부모가 필요하다. A초등학교 관계자는 “학부모의 지원이 적어 구에서 지원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 인원이 교통지도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계양구의 B초등학교는 현재 녹색어머니회를 운영 중이지만, 30여명뿐이라 부족한 인원은 노인 일자리로 메꾸고 있다. B초등학교 관계자는 “맞벌이 가정이 많아 아침 교통지도가 어렵다는 학부모 의견이 많다”고 했다.

김윤정 인천녹색어머니연합회장은 “녹색어머니가 사라지면서 통학로 안전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도 약해지고 있다”며 “자녀의 안전을 위해 학부모들이 직접 현장에 나와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학부모들의 녹색어머니 지원을 늘릴 수 있는 학교 측의 홍보와 독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강우진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