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보건교사들, '과도한 업무분장' 고통 호소

"2학기 전면등교 앞두고 대책 마련해야"

“학교보건의 일상 업무와 교내환경 관리도 모자라 이제는 코로나 방역인력 관리까지 하라니 몸이 3개라도 부족할 지경입니다”

경기지역 보건교사들이 ‘과도한 업무분장’에 따른 고통과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존 보건업무 외 코로나 학교 방역인력 지원과 관련한 행정업무가 보건교사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으로, 오는 9월 2학기 전면등교를 앞두고 합리적 업무분장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8일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보건교사회 등에 따르면 도내 국공립 학교 보건교사는 올해 기준 2천557명이다. 초등학교는 47학급 또는 학생수 1천300명 기준 2명, 중ㆍ고등학교는 43학급 기준 2명의 보건교사가 각각 배치된다.

보건교사의 경우 학생을 대상으로 한 보건교육과 학생건강관리 업무 외에도 환경업무(미세먼지ㆍ공기질ㆍ석면ㆍ정수기 관리, 정수기 수질 관리, 저수조 청소, 옥내 급수관 수질 검사, 환경정화 장치 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발생 이후 ‘학교 방역인력 지원 사업’이 추진되면서 수요조사와 채용, 근태 및 월급관리 등 방역인력에 대한 전반적인 행정업무가 일선 보건교사들에게 주어지고 있다.

이처럼 학교 방역인력 지원에 따른 행정업무가 학교별 보건교사에 집중되면서 업무 과중에 대한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정부가 2학기 전면등교를 추진키로 하면서 보건교사에 대한 과도한 업무분장이 ‘방역 공백’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학교 보건교사 A씨는 “2학기부터 전면등교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걱정이 앞선다”면서 “환경업무도 모자라 방역인력에 대한 행정업무까지 보건교사가 떠안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된 학교 방역이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천아영 경기도보건교사회 회장은 “학교보건을 최일선에서 케어하고 발 빠르게 실무대응을 해야 하는 보건교사에게 방역인력 행정업무까지 맡겨야 하는 이유를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방역인력을 지역 교육청에서 직접 채용해 각 학교에 필요한 인원만큼 배정하는 방안 등 대안을 조속히 마련해 보건교사의 업무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양 희망알바 정책의 경우 시에서 알바를 채용해 학교로 보내주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라면서 “도교육청이 학교 현장의 애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데 그런 점이 부족하다. 현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장의 어려움은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법률적으로 규정된 사안이 아니면 학교장 재량으로 업무를 분장하도록 돼 있어 교육청 차원에서 개입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준상ㆍ김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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