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뜯어 롤스로이스 굴린 ‘브이글로벌’ 대표 등 4명 구속

경기남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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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다단계 방식으로 수조원을 뜯어낸 유명 가상화폐 거래소 ‘브이글로벌’ 운영진이 구속됐다.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법 및 유사수신행위법, 방문판매법 등 위반 혐의로 브이글로벌 관련 법인 4곳의 운영진 21명과 상위 등급 회원 53명 등 74명을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이 가운데 브이글로벌 대표 L씨 등 운영진 4명은 전날 구속됐다.

대표 L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브이글로벌 회원가입 조건으로 600만원짜리 계좌를 1개 이상 개설하도록 종용, 회원 5만2천명으로부터 최소 2조9천억원을 입금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L씨 등은 가상자산에 투자하면 수개월 내 3배 이상의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피해자를 유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다른 투자자를 데려오면 소개 수당으로 120만원을 주겠다는 불법 다단계 방식으로 피해자를 끌어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수익이 지급된 일부 사례도 있었지만, 먼저 가입한 회원에게 나중에 가입한 회원들의 돈을 건넨 ‘돌려막기’로 확인됐다.

L씨 등은 수익금을 자신들이 발g행하는 이른바 ‘브이캐시’로 나눠줬는데, 피해자 상당수는 배당받은 브이캐시에 추가로 현금을 넣어 구좌를 늘리는 등 재투자를 이어갔고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브이캐시는 개인 간 거래는 가능하지만, 별도 유통망이나 결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사실상 가치가 없는 전자화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지난 5월 서울 강남의 브이글로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가 지난 5월 서울 강남의 브이글로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L씨 일당은 총 8단계로 회원 등급을 나눠 관리했다. 최상위 및 차상위 등급은 원금 대비 3~3.5배의 수익을 챙긴 데 반해, 전체 회원의 80%가량이 속한 하위 등급은 원금의 3분의 1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부 임원들과 상위 등급 회원들은 롤스로이스를 비롯한 고가의 외제차를 타고다니면서 호화 생활을 누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상위 등급 회원 중 일부는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거짓 정보를 유포하는 등 계속해서 투자를 유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같은 상위 등급 회원들도 운영진과 공범 관계로 판단하고 함께 혐의를 적용했다. 또 계좌 분석 결과, 전체 입금 금액을 2조9천억원대로 파악했지만 이 가운데 운영진 및 상위 등급 회원들이 거래한 금액을 제외, 최종 피해액을 2조2천억원으로 특정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수사 초기 브이글로벌 계좌에 있던 2천400억원에 대해 기소 전 몰수보전을 신청, 법원의 인용 결정을 받아냈다.

경찰 관계자는 “차상위 등급 회원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며 “피의자들이 축적한 재산을 몰수하기 위한 추적도 계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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