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체육영웅 음해하는 악성 댓글, 문화 선진국 될 수 없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여자 양궁 안산 선수(20)가 사상 첫 올림픽 양궁 3관왕에 올랐다. 양궁 혼성단체와 여자단체 금메달에 이은 자랑스러운 쾌거다. 올림픽 3관왕은 우리나라 양궁 역사상 남녀를 통틀어 처음일 뿐만 아니라 하계올림픽 3관왕도 최초라는 점에서 양궁 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도쿄올림픽에서 피와 땀으로 거두고 있는 한국 선수들의 메달 소식은 최근 델타변이로 급증하는 코로나19 확진자와 유례없는 폭염으로 지친 국민들에게 큰 위로가 되고 있다. 양궁 3관왕 안산 선수 이외에도 수영의 황선우, 사격의 김민정, 양궁의 김제덕과 같은 어린 선수들이의 선전에 국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이런 선수들이 거두고 있는 선전소식에 칭찬과 격려를 보내 응원해야 된다. 그런데 칭찬은 고사하고 일부 SNS 이용자들이 안산 선수의 짧게 자른 머리스타일인 쇼트커트를 가지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여대에 쇼트커트이면 무조건 페미”, “페미의 메달을 박탈해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악성 댓글을 내보내고 있어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비록 일부의 주장이라고 하지만 소수의 그릇된 행동으로 국가 이미지까지 실추되고 있다. AFP는 “한국은 세계 12위 경제대국이지만 여전히 남성 중심사회”라고 지적했는가 하면, 로이터통신은 이런 현상을 ‘온라인 학대’로 명명해 국제적 망신이 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우리 사회가 여성 혐오를 외면하거나 무시해온 측면과 근거없는 악성 댓글에 사회적 제재가 미온적인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은 세계가 공인하고 있는 IT 강국이며, 또한 현재 세계 7개국만이 속한 3050클럽의 일원이다. 더구나 지난 7월2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한국을 선진국으로 지위를 변경했다. 이는 특히 한국이 경제적으로 각국이 부러워할 선진국 수준에 있음을 공인받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평가와는 달리 최근 올림픽 양궁 3관왕 안산 선수에 대한 악성 댓글에서 보는 바와 같이 문화적인 측면에서는 아직도 선진국의 의식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앞으로 소통방식에 있어 비대면 접촉은 더욱 확대될 것이며, 이런 디지털 사회의 변화에 따른 대응을 정치,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적 차원에서도 철저히 준비해야 될 것이다. 특히 정치인 등 지도층부터 진영논리에 의해 상대방을 비난하는 악성 댓글을 자제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문화적 측면에서 선진국이 되려면 이런 근거없이 남을 비방하는 악성 댓글부터 자제하는 정치적·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무엇보다도 요망된다. 열심히 경기를 하고 있는 선수단에게 악성 댓글이 아닌 응원메시지를 보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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