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없는 터널 속 자영업자들…“도대체 언제까지”

“2주마다 연장되고 강화되는 거리두기 조치에 마치 출구 없는 터널 속에 갇힌 기분입니다”

새로운 거리두기 시행에도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며 자영업자들이 막다른 길로 내몰리고 있다. 인건비라도 아끼기 위해 직원들에게 기약없는 휴가를 권하거나, 밀린 임대료 탓에 손님이 없어도 가게를 운영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12일 거리두기 4단계 조처를 시행했다. 시행한 지 3주가 넘었지만, 지난달 7일부터 27일 연속 네 자릿수 확진자를 기록하며 이날 0시 기준 누적 확진자수는 20만명을 넘겼다. 이는 앞서 3월25일 누적 확진자 수 10만명을 돌파한 뒤 4개월여 만에 두 배로 불어난 것이다.

그동안 정부의 모든 방역지침을 따른 자영업자들은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행 거리두기 단계가 또 언제까지 어떻게 이어질지 가늠할 수 없어서다.

남양주 별내면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34)는 4단계 시행 이후 일주일 동안 손님이 없어 지난주에는 아예 문을 닫고 강제로 쉬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지금 상황으로는 또 2주 연장될 것 같다며, 매일 아침 확진자수를 확인할 때마다 손발이 떨린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안양 평촌동의 50대 고깃집 사장 B씨는 “지난주부터 직원들과 협의해서 휴가를 보내게 됐는데, 다들 사정을 알아서 군말없이 따라주더라”라며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워져도 근무시간 보장은 꼭 하겠다고 직원들에게 다짐했었지만 이번엔 정말 어쩔 도리가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장사는 되지 않지만 밀린 월세 탓에 가게 운영을 할 수밖에 없는 자영업자들도 있다. 수원 아주대학교 인근에서 백반집을 하는 B씨(56ㆍ여)는 “방학이라 학생들 발길도 끊겨 오히려 쉬는 게 나은 상황이지만, 밀린 월세를 생각하면 하루도 쉴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하면서 현행 거리두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해 기대만큼의 방역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확산세가 반전되지 않는다면 정부는 더 강력한 방역조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한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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