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으로 담아낸 버드나무…이연섭 사진전 ‘수원화성ㆍ柳(류)’

이연섭 작, 수원화성-류
이연섭 作 ‘수원화성-柳’

수원화성과 주변에는 버드나무가 즐비하다. 수원화성을 축조한 정조대왕이 버드나무를 좋아해 화성과 수원천을 비롯한 조선 전역에 수많은 버드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

정조의 이야기가 담긴 『일성록(日省錄)』을 보면, 수원화성을 ‘유천성(柳川城)’이라 부를 정도로 화성에 버드나무가 많았다. 수원천은 ‘유천(柳川)’이라 했고, 수원에서 활동하던 상인은 ‘유상(柳商)’이라 했다. 수원8경의 하나인 ‘남제장류(南堤長柳)’의 핵심은 버드나무다. 수원화성의 백미로 불리는 방화수류정(訪花隨柳亭) 역시 버드나무와 연관돼 있다.

 

이연섭 作 '수원화성 柳'
이연섭 作 '수원화성-柳'

버드나무를 주된 소재로 수원화성과 함께 담아낸 사진전이 눈길을 끈다. 이연섭 사진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 <수원화성ㆍ류(柳)>가 그것으로, 11일부터 16일까지 수원 사진공간 움에서 열리고 있다.

그동안 수원화성을 소재로 아름다운 풍광을 담은 사진전은 많았다. 하지만 이연섭 작가가 담아낸 수원화성은 조금 색다르다. 그는 정조가 사랑한 버드나무를 끌어 들였다. 수원화성과 버드나무와의 조화가 매력있다.

이연섭 作 '수원화성 柳'
이연섭 作 '수원화성-柳'

버드나무는 늘어진 가지가 이색적이다. 다른 나무들은 태양을 향해 가지를 뻗어 올리지만, 버드나무는 땅을 향해 가지를 늘어 뜨린다. 휘 늘어진 가지들은 바람이 부는대로 흔들리지만 꺾이지 않는 강인한 면모을 가졌다.

이 작가는 “버드나무가 수원화성과 인연이 깊어 함께 어우러진 사진을 찍게 됐지만, 버드나무 자체만으로도 매력있다"고 말한다.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각기 다른 '작품'을 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화성ㆍ류(柳)>에선 버드나무와 어우러진 다양한 수원화성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비오는 날, 눈오는 날, 바람 부는 날의 버드나무와 방화수류정, 동북포루, 수원천 버드나무 아래 오손도손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들 등 모두 정겹고 운치있다. 흑백으로 담아낸 버드나무는 한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한편, 이연섭 사진작가는 경기일보 논설위원과 ‘수원을 기록하는 사진가회’의 회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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