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지역의 화장품 용기·포장 제조업체들이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화장품 업체인 ‘코스팩토리’로부터 230억원의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해 줄도산 위기(본보 9월14일자 1면)에 처한 가운데 납품할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준비한 원료·부자재 등을 빌린 창고에 계속 쌓아두면서 15억원의 임대료 부담 등 추가피해까지 나오고 있다.
14일 코스팩토리 피해업체 채권단 등에 따르면 코스팩토리로부터 230억원의 대금 미납 사태를 겪고 있는 경인지역의 화장품 용기·포장 제조업체 102곳 중 40여곳은 제품에 들어갈 원료와 부자재 등을 사용·납품하지 못해 빌린 창고에 방치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빌린 창고에 대한 임대료로 매월 500만원 이상을 쓰고 있다. 채권단은 이들 업체가 코스팩토리의 대금 미납 사태를 겪기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창고 임대료로 쓴 돈만 15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코스팩토리의 원청인 화장품 제조업체 ‘지피클럽’이 이미 다른 화장품 용기·포장 제조업체로부터 제품을 납품받고 있어 창고에 쌓아둔 원료 등을 달리 활용할 방도도 없다. 용기 부자재의 경우에는 ‘지피클럽’이라는 상표까지 적혀 있어 다른 용도로 쓰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에 있는 A업체는 1년간 2억원 규모의 용기 부자재를 빌린 창고에 보관하면서 임대료로 매월 660만원씩 내고 있다. A업체가 최근까지 쓴 임대료는 무려 1억원에 이른다. 남동산단의 B업체는 7개월간 150만장의 마스크팩을 생산했지만 코스팩토리로 납품을 하지 못한 채 창고에 방치하면서 임대료로 6천만원을 냈다.
경기도 안산의 C업체는 매월 900만원에 달하는 창고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포장지 100만장을 거리 한복판으로 꺼내놔야 할 판이다. C업체 대표는 “코스팩토리로부터 못받은 대금에 창고 임대료까지 더해져 직원들 월급조차 못주고 있다”며 “진짜 거리에 나앉게 생겼다”고 했다.
채권단은 이들 업체들이 대금 미납 사태에 이어 창고 임대료 부담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이달 안에 코스팩토리가 구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고발에 들어갈 계획이다. 채권단의 대표 D씨는 “대부분 업체들이 부자재 등을 다른 곳에 팔 수 없어 임대료 피해만 보고 있다”며 “명확한 대안이 없으면 코스팩토리 대표 등을 고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코스팩토리 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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