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으로 그린 현대인의 욕망’…헤드비갤러리 <최나리&한상윤 2인전>개최

무언가를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하거나 그런 마음을 가지는 것을 ‘욕망’이라고 한다. 거부하기 힘든 돈이나 권력, 사랑 등 인간은 여러 형태의 욕망을 느낀다. 욕망으로 인간의 삶이 나아지기도 하지만 심각한 도덕적 타락과 범죄의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인간에게서 욕망을 떨어트릴 수 없는 만큼 예술계에서도 오래 전부터 욕망을 다뤄왔다. 지난 4일 성남 헤드비갤러리에서 개최된 두 작가의 전시도 욕망을 다루고 있다. 내달 4일까지 진행되는 <최나리&한상윤 2인전>이다.

이번 전시에선 두 작가가 빗댄 인간과 욕망에 대해 살펴볼 수 있다. 최나리 작가는 남성을 상징하는 ‘마요(MAYO)’와 여성을 상징하는 ‘마토(MATO)’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드러나는 욕망을 나타냈다. 최 작가는 두 캐릭터로 인간의 잘못된 욕망과 욕구를 폭로하거나 타자에 대한 호기심, 인간의 내면을 표현한다. 현대인의 물질적 욕망을 풍자적으로 표현하지만 밝고 명랑한 색채와 귀여운 캐릭터의 모습으로 보는 이를 즐겁게 하고 익살스러운 기분을 느끼게 해 작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의미를 한 층 감추고 있다.

최나리作 'A Mid-fall Night's Dream'
최나리作 'A Mid-fall Night's Dream'

한상윤 작가는 ‘행복한 돼지’를 그린다. 한 작가가 그리는 돼지는 인간의 욕심, 욕망 그 자체를 상징하며 물질의 풍요에도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풍자했다. “욕심을 부리는 모습조차 행복하고 싶은 마음의 표현”이라고 생각한 한 작가는 행복한 돼지를 통해 욕심과 욕망으로 행복한 하루, 더 나은 삶을 보내고자 하는 이 시대의 모든 이를 비유했다. 특히 한상윤 작가의 대표작 'Modern times_PIG POP'은 무표정, 웃음 등 다양한 돼지의 얼굴을 그려 사랑, 행복, 부를 갖고 싶은 현대인의 모습을 포착해냈다.

한상윤作 ' Happy Pig Family'
한상윤作 ' Happy Pig Family'

정조아 헤드비갤러리 큐레이터는 “두 작가의 작품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다시 생각한다면 욕망은 현대를 치열히 살아가는 이의 열정과 간절함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며 “전시를 통해 욕망을 감추어야 할 대상으로 보기보다 적당한 힘의 원천이 될 수 있도록 가까이 두고 조절하는 지혜를 깨달아 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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