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학교 급식실 작업 환경, 확진자 급증 속 대체인력도 없다

학교 급식종사자

학교 급식종사자들이 열악한 작업환경과 엉망인 휴게공간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경기일보 2021년 12월3일자 1·3면)에 더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대체인력도 구하지 못한 채 극악의 노동환경에 방치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급식종사자의 자가격리로 급식 제공에 차질이 생길 시엔 교육부에서 마련한 ‘비상 시 급식제공 방안’을 따라야 한다. 이에 따라 급식종사자 일부가 격리되면 학교 및 교육청의 대체인력풀이 활용된다. 하지만 각 지역 교육지원청에서 운영되는 대체인력풀 제도는 확진자 급증 속 대체인력 수급에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체인력풀은 1년에 2번씩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각 학교에서 신청을 받아 운영되는데, 갑작스러운 자가격리로 발생하는 공백에는 즉각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장에서 근무하는 급식종사자들은 스스로 대체인력을 구해야만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녹록지 않아 현장에 남은 인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감당하기 벅찬 방대한 양의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주부터 자가격리 중인 시흥 지역 조리실무사 홍미영씨(55·가명)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구인 게시물을 올리는 등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인력을 구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해당 중학교에선 남아있는 급식종사자 3명이 약 600명 분량의 끼니를 떠안고 있다.

홍씨는 “급식실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조차 하기 힘들다”며 “교육 당국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는 한 같은 문제는 계속 반복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포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개학 첫날 급식종사자 3명이 확진돼 나머지 급식종사자 7명이 대체인력 없이 작업을 강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후 4시면 끝나야 할 작업은 오후 6시가 돼서야 끝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초등학교에선 아무런 인력 보강 없이 현재까지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최진선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장은 “코로나19 이전부터 급식실 인력부족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최근 확진자 급증으로 인한 인력 공백으로 급식종사자들의 근무환경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며 “인력 수급의 책임은 학교와 교육청에 있는 만큼 교육 당국은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도교육청 학교급식협력과 관계자는 “확진자 발생 시 대체인력 수급은 학교장의 몫이지만, 코로나19 이후 인력 구하는 것 자체가 힘든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각 학교에 급식종사자 확진 시 발생하는 인력 공백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체인력을 마련해달라는 공문을 내려보내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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