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값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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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연설당 10만~45만 달러를 받는다. 2001년 퇴임 투 벌어들인 강연료가 4천만 달러에 이르고 지난해 강연료로만 1천20만 달러를 벌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그의 강연료 수입은 상원의원인 부인 힐러리 클린턴이 재산신고를 하면서 공개됐다.

클린턴의 강연 장소는 IBM, 제너럴모터스(GM)와 같은 대기업이나 각종 협회 등 다양하다. 그의 ‘입값’은 특히 외국에서 크게 뛰어 오른다. 그는 지난해 9월 나흘 동안 영국·아일랜드·남아공·독일·덴마크를 돌아 174만 달러를 챙겼다. 그는 최근 부인이 대통령이 됐을 경우 “생계를 꾸리는 데 조금의 시간도 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부인의 장래 뒷바라지를 위해 열심히 번다는 얘기다.

루돌프 줄리아나 전 뉴욕시장은 지난해 연설로 1천139만 달러를 벌었다. 9·11 동시테러 당시 뉴욕시장으로서 어떻게 대처했는지에 대해 지난해 124차례나 강연했다. 회당 평균 8만8천 달러를 받은 셈이다. 그는 시장 연봉으로 19만5천 달러를 받았기 때문에 강연 두 번에 거의 연봉을 챙긴 셈이다.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은 강연으로 39만5천 달러를 벌어들였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2시간에 평균 15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30분 강연에 200만 달러를 주겠다는 제의를 거절한 게 화제가 됐다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과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이 20만 달러,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10만 달러 정도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고가(超高價) 강연료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의 부인 셰리는 2005년 6월 ‘총리 부인의 삶’이란 주제로 90분 연설에 3만 파운드(약 5천500만원)를 받았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짧은 강연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데 눈이 멀어 자신과 남편의 품위를 떨어뜨렸다”는 비판이 나왔다. 클린턴의 대변인을 지낸 제인 카슨은 “그는 자선행사에는 기조연설을 자청하는데, 그가 참석한다는 사실만으로 훨씬 많은 기금을 모으게 된다”고 말했다. 유명인사가 참여하면 언론과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는 등 여러 기대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의 전직 대통령들은 강연료가 얼마인지 공개를 잘 안 한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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