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정치는 여든부터"..카스트로 자서전 곧 출간>

(서울=연합뉴스)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팔십 평생'을 담은 자서전 `나의 인생(My Life)'이 조만간 출간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 등이 27일 보도했다.

700페이지 분량의 이번 자서전은 프랑스의 좌파 언론인인 이냐시오 라모네 `르몽드디플로마티크' 편집장과의 인터뷰 형식으로 꾸며졌다.

자서전은 그의 어린시절, 체 게바라와의 만남과 혁명 전쟁, 미국과의 대립각, 현재의 쿠바 상황 등 그가 걸어온 삶의 궤적이 자세히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게바라와의 쿠바 혁명 전쟁은 가장 흥미진진한 대목 중 하나.

카스트로는 당시 자신들의 투쟁이 정치적.군사적 관점에서 봤을 때 스페인 내전을 다뤘던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의 내용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라모네 편집장도 그가 전선에서 채택한 전략 전술은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 등 고대의 위대한 전략가를 떠올리게 한다고 평했다.

반미주의자로서의 그의 면면도 부각된다.

자서전에서 카스트로는 소련과 연대해 반미 전선에 뛰어들었고, 이 때문에 미 중앙정보국(CIA)의 암살 기도를 피해야 했던 점도 기술했다. 특히 파킨슨병에 걸렸다는 최근 CIA의 발표는 그들의 바람일뿐 이라고 반박했다.

독재자란 평가에 대해서는 자신이 정책 결정 과정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갖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법은 없다며 그 같은 `오명'을 일축했다.

또 `지도자의 적절한 나이는 55세'라는 플라톤의 국가론에 나오는 구절을 언급하면서 이를 현대적 기준에서보면 적절한 지도자의 나이는 여든 살에 해당한다며 아직 권좌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특히 카스트로는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를 `불손하고 오만하다'고 평하는 등 외국 지도자들에 대한 평가도 자서전 후반부에 곁들여져 있어 흥미를 자아낸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라모네 편집장은 카스트로가 미국뿐 아니라 `신자유주의'로 방향을 선회한 유럽 중도좌파의 적이기도 하지만 살아있는 전설로 각인된 몇 안되는 인물 중 한명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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