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순이 "전문공연장, 대중가수 외면하지 마세요"

대한가수협회 송대관 회장 등 기자회견 참석

(서울=연합뉴스) "영화관에도 스크린쿼터가 있듯이 공연장도 1년에 얼마씩 대중 가수에게 문을 열어주는 방법은 어떨까요. 정확한 대관 심사 기준을 알지 못해 답답합니다. 그 무대에 서고 싶은 제 꿈을 이루고 싶어요."(인순이)

최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대관 심사에서 연속 탈락한 가수 인순이, 대한가수협회 송대관 회장,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안정대 회장 등의 대중음악 관계자들이 3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대중 가수를 외면하는 전문 공연장의 현실'이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은 인순이가 올해 4월 있었던 30주년 기념 공연을 위한 대관 신청에서 탈락하고, 10월 다시 대관신청을 했다가 또 탈락하자 동료 대중음악인들이 함께 마련한 자리다.

이들은 "투쟁의 자리가 아니라 대중예술을 하나의 예술 장르로 인정해 줄 것을 요청하는 자리"라고 전제한 뒤 "예술의전당과 인순이의 문제가 아니라 보수적인 권위 의식을 타파하고 대중 가수의 권익을 보호하자는 취지"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인순이는 "왜 오페라극장을 고집하느냐"는 질문에 "예술의전당 앞을 지날 때마다 음향 시설이 좋고 짜임새 있는 오페라극장에 서고 싶었다"며 "그 희망 하나가 일을 크게 벌리게 됐다. 어떤 분들은 '약력에 추가할 의도아니냐'고 묻는데 그것도 맞다. 조용필 선배님이 그 무대에 섰는데 내 롤 모델의 뒤를 따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 정확한 사유없이 경합에 의한 탈락이라고 적힌 팩스를 받았다"며 "공연장의 격에 맞도록 오케스트라와 뮤지컬 형식의 무대를 준비해 자료를 넣었다. 대관 심사의 정확한 원칙과 기준을 알 수 없다. 외국에서도 카네기 홀 등 훌륭한 극장에 섰는데 정작 국내에서는 대접을 못 받는다"고 아쉬워했다.

이에 인순이의 소속사 지앤지프로덕션의 음반부문장 황인영 씨는 "탈락 이유가 경합이라면 그 기준이 장르 때문인지, 대중 가수가 오페라극장에 서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한 건지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송대관 회장은 "나 역시 두달 전 내년 5월 예정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관 신청을 했는데 탈락했다"며 "내 뒤에 많은 후배들이 있기에 닫힌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어 이 자리에 참석했다. 우리가 원하는 공연장에 서게 해달라고 호소하는 입장"이라고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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