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플러스] ‘아트 해비타트’ 마음을 여는 행복한 선물
[문화플러스] ‘아트 해비타트’ 마음을 여는 행복한 선물
  • 류설아 기자 rsa119@ekgib.com
  • 송고시간 2011. 03. 09 20 : 12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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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타고 온 문화예술의 향기… 마석장터 ‘들썩’
백범 김구 선생은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 대공황시기를 맞은 루즈벨트 대통령은 수 천명의 예술가를 동원해 실황 공연을 보여주며 국민의 희망을 살리는 것에 무게중심을 둔 뉴딜정책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 마음을 움직이는 문화예술의 힘, 비록 그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이유로 더디게 보일 수 있지만 변화와 발전을 가져오는 가장 빠른 지름길임을 역사가 입증하고 있는 것. 전 세계가 위기라 부르짖고 있는 지금, 경기도 곳곳에 문화예술프로그램이 주축이 된 ‘마음을 여는 행복한 선물’이 배달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8일 오후 3시 남양주 화도읍내 마석장터(구 우시장). 춘삼월을 무색케하는 찬 바람을 뚫고 재래시장 입구에 마련된 조그마한 무대에 오른 연주자들이 북을 두드리고 바이올린을 켜고 전자기타를 치자 지나던 시민들이 하나둘 멈춰선다. 한 곡이 채 끝나기전에 이미 간이객석 200석은 동이났고 무대와 객석 주변을 둘러싼 채 서서 음악을 즐기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그들에게 봄을 시샘하는 칼끝같은 바람이나 머리 위로 지나가는 기차가 울리는 굉음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쉽게 접하지 못했던 길거리 연주가 진행되는 한시간 동안 그들의 얼굴엔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사장 손혜리)이 2011년 주요 신규 전략 사업으로 추진하는 ‘아트 해비타트(Arts Hatbitat·문화로 마음 집 짓기 운동)’가 본격 실시된 첫 날 풍경이다. 간간이 흰 눈발이 날릴 정도로 꽃샘추위가 맹위를 떨쳤음에도 500여명의 시민을 자연스럽게 객석으로 이끌며 호응을 얻어낸 첫 공연은 연중 도내 곳곳에서 진행될 아트 해비타트의 청신호를 밝혔다.

도문화의전당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일명 ‘문화로 마음 집 짓기 운동’은 경기도립예술단과 각계각층의 예술인, 자원봉사자 등이 협력해 예술을 기반으로 도민의 풍요로운 문화 환경을 조성하는 사회운동으로 발전시키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단순히 문화예술공연을 공급하는 것에서 나아가 문화나눔계층이 있는 지역과 단체 등을 직접 찾아가고, 이를 자원봉사활동을 결합해 새로운 형태의 ‘문화 복지 시스템’을 구현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도문화의전당이 수원에 위치해 경기도 전체에 문화예술의 힘을 퍼트리지 못했다는 약점을 보완하는 한편, 넓게 퍼져있는 경기도의 지리적 약점 때문에 동질성을 갖지 못해 결집력이 약한 도민에게 문화적 자존감을 일깨우면서 응집력을 조성하는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트 해비타트는 크게 ▲찾아가는 공연 선물 ▲찾아가는 축제 한마당 ▲함께하는 행복교실 등 총 3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도문화의전당 ‘아트 해비타트’ 추진 문화복지시스템 구현

공연·축제 등… 도내 곳곳으로 찾아가 즐거움과 행복 선물

이 중 ‘찾아가는 공연 선물’은 기존에 도문화의전당이 운영해 온 ‘찾아가는 모세혈관’의 맥을 잇는 프로그램으로, 올해에는 전통시장과 도서산간·복지시설 등 테마별 공연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조성하는 데 주안점을 둬 확대 운영한다. 지난 8일 남양주 마석장터에서 마련된 공연 프로그램이 이에 속한다.


‘찾아가는 축제 한마당’은 공연과 공공미술 프로젝트, 지역탐구, 자원봉사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가 참여해 지역 축제 형식으로 진행되는 신규 사업이다. 연천과 파주, 동두천, 가평, 양평 등 도내 문화 나눔 계층이 많은 지역을 주요 대상지로 설정해 진행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역시 올해 첫 선을 보이는 ‘함께하는 행복 교실’은 31개 시·군 저소득층 학생들이 참여하는 합창단을 조직해 예술 교육과 이들이 도립예술단과 호흡을 맞춰 한 무대에 설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아트 해비타트는 문화예술의 힘을 기반으로 지역이 소통하며 공동체 의식과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특히 각 프로그램은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경기도립극단, 경기도립국악단, 경기도립무용단, 경기팝스앙상블 등 도립예술단이 모두 참여해 그네들의 수준 높은 공연을 도내 곳곳에 직접 찾아가 선물하고 도민과 함께 호흡하는 것으로 ‘도립예술단’의 존재 이유를 분명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손혜리 사장은 “문화로 마음 집 짓기 운동의 포함된 모든 프로그램은 도문화의전당이 문화나눔계층과 지역을 보다 적극적으로 찾아가 함께하는 기회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도민이어서 행복하다는 감동을 받을 수 있도록 전 직원과 도립예술단 모두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도문화의전당은 아트 해비타트 프로그램 진행에 필`요한 자원봉사자 ‘행복지기’를 공개 모집한다. 모집부문은 31개 시군에서 지역민과 함께 벽화를 그리는 미술분야, 경기어린이합창단 연습 진행과 지휘 및 반주자 등 음악분야, 전당의 행사 취재와 사진을 찍는 홍보분야, 경기도어린이합창단 다큐와 전당의 행사 촬영과 제작을 맡을 영상분야 등이다. 신청자는 오는 22일까지 전당 홈페이지(www.ggac.or.kr)에서 지원서를 내려받아 이메일(sonett04@ggac.or.kr)로 접수하면 된다. 

류설아기자 rsa119@ekgib.com


시민들과 하나된 아름다운 하모니… 웃음·감동 선사

아트 해비타트의 찾아가는 공연 선물, 그 첫 번째 꾸러미가 남양주 마석우리(磨石隅里)장터에서 풀렸다. 마석우리장은 1930년대 세워진 재래시장으로 우전거리가 형성된 소시장으로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인구가 늘어나고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소와 돼지, 닭 등을 가축했던 양축가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게 됐다. 이에 여전히 매달 3일, 8일을 시작으로 5일에 한 번씩 장이 서지만 과거 우시장의 모습은 찾기 어렵다. 하지만 빙빙 돌고 도는 골목길에서 각종 생활용품과 음식 등을 파는 정경과 상인들의 인심은 과거 재래시장의 훈훈함을 간직하고 있다.

남양주 마석우리장터

이처럼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마석우리 장터에 공연 선물을 전달한 주인공은 도문화의전당과 경기팝스앙상블(단장 김권식), 도립국악단의 최근순 민요 악장 등이다.

장이 선 지난 8일 오후 3시 무대에 오른 경기팝스앙상블은 고구려인의 기상을 표현한 ‘고구려의 혼’을 시작으로 ‘베사메 무쵸’, 조용필의 ‘단발머리’ 등을 연주하며 지나가는 시민과 상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재치있는 입담과 현란한 전자바이올린 연주로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는 김권식 단장은 이날 역시 세련된 무대 매너로 500여명의 관객을 웃음과 감동의 예술세계로 이끌었다.

경기팝스앙상블ㆍ도립국악단

경쾌한 선율로 주민들 신바람

검은 정장을 차려입은 앙상블의 연주자들도 찬 바람에 언 손을 녹일새도 없이 웅장한 북소리를 울리고 관악기로 경쾌한 선율을 선사하는 등 아름다운 하모니를 선보였다.


대통령상을 수상한 국내 대표 국악인 최근순 악장이 무대에 올라 팝스앙상블의 연주에 맞춰 ‘아리랑판타지’와 ‘배 띄어라’ 등을 열창하는 순간, 앉아있던 관객 일부가 무대 앞까지 나와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했다.

무대 바로 옆에서 생선을 팔고 있던 상인 김덕호(52)씨는 장사도 멈춘 채, 관객에게 박수를 유도하고며 매니저를 자칭하고 나서 공연단에게 큰 힘이 됐다.

그는 “손님들과 대화할 수 없을 정도로 시끄러우니 상인들이 시장 공연에 대해 부정적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갑갑한 마음을 풀어주고 장기적으로는 이런 공연예술문화가 상인들과 시민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오늘 공연을 즐겼다”고 말했다.

이날 딸과 함께 시장을 찾은 임모(88·여)씨도 “같이 뛰고 싶은데 민망하기도 하고 몸도 불편해 그러질 못했는데 음악이 너무 좋아서 끝까지 들었다”고 환한 미소로 관람 소감을 말했다.

도문화의전당 전략사업팀 이병관 주임은 “재래시장에서 하는 공연 특성상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레퍼토리로 구성했다”며 “찾아가는 공연선물은 해당 장소에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설아기자 rsa119@ekgib.com


<인터뷰>  마석장터 공연주최 ‘화도랑문화연구회’ 윤주영 회장

공연을 통해 장터가사람사는 맛나는 즐거운 장소가 되길

“욕심같아서는 최소한 연 2회 이상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작년에도 도문화의전당에서 도립예술단이 와서 공연을 해줬는데 시민들 반응이 엄청 좋았거든요.”

남양주 마석우리장터 공연을 주최한 ‘화도랑문화연구회’ 윤주영(63·사진) 회장은 찾아가는 공연 선물 신청 이유를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해 도문화의전당측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지역축제 이후 뒤늦게 도립예술단의 공연을 관람, 이후 올해 초 다시 전당측에 재공연을 신청했다.

“당시 폭발적인 관객 반응에 놀랐다”고 입을 뗀 윤 회장은 연신 추가 공연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장이 열릴때마다 지속적으로 다채로운 공연을 추진해왔지만 도립예술단이 선보인 프로그램은 전혀 다른 느낌이라는 설명이다.

“사실 이런 읍면에서 전문가 그룹의 공연을 보기 쉽지 않아요. 그런데 TV나 멋진 공연장 무대에 서는 프로들이 와서 공연을 하니까 상인들의 불만도 덜하고 시민들도 더 많은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의미있고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게 됐죠.”

그는 시장에서 열리는 문화예술공연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마석우리장터가 기존의 우시장 성격은 완전히 잊어버렸지만 생활장터이자 남양주의 중요한 경제거점으로서,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즐길거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윤 회장은 “장터는 사고파는 기능뿐만 아니라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모두 있어야 사람 사는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며 “이런 공연을 통해 마석장터광장이 많은 사람들이 ‘만남의 장소’로 이용하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류설아기자 rsa119@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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