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나는 가수다’ 첫 번째 미션 공개에 시청자 찬사
임재범의 눈물에 눈시울이 붉어졌고 이소라의 변신에 소름이 돋았다. 본격적인 경연에 들어선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 연출 신정수 김유곤 이병혁)가 감동과 전율을 안겼다.
8일 방송된 ‘나가수’는 박정현, 임재범 이소라, BMK, 김범수, 윤도현, 김연우 등 7명의 가수들에게 ‘내가 부르고 싶은 남의 노래’라는 미션을 안겼다. 김영희 PD체제에서 제작진이 일방적으로 부여했던 미션에서 보다 선곡의 자유를 부여한 셈이다.
가장 기대를 모은 이는 단연 임재범과 이소라였다. 한국이 낳은 대표적인 록커 임재범의 선택은 뜻밖에 트로트였다. 그는 ‘알딸딸해지면 부르는 세곡의 노래 중 한곡’이라며 남진의 ‘빈잔’을 선택했다. 임재범은 “남의 노래를 듣는 것은 좋아했지만 데뷔 이후 남의 노래를 부른 적이 한 번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이번 무대의 의미는 임재범에게 남달랐다.
사실 임재범에게 이번 무대가 간절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가 ‘나가수’에 출연하게 된 원동력이 된 가족에 대한 애절한 마음이 바로 그것이다.
임재범은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그간 우울증, 조울증 등을 앓으며 6~7년동안 고생했는데 아내가 무척 힘들어했다. 무기력한 남편과 살다보니 매달 1~200만원의 저작권료로 생활했다. 딸과 대공원에 가더라도 버스를 타고 다녔고, 그러다보니 물건을 살 때도 많이 사지 못했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의 각오 때문이었을까. 임재범의 파격적인 무대는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슬로록 형태의 ‘빈잔’은 임재범을 만나 대북과 전자기타로 재해석됐다. 흡사 오컬트를 연상시키는 그의 거친 샤우팅은 격정적인 감동을 안겼다.
무엇보다도 ‘그대의 싸늘한 눈가에 고이는 이슬이 아름다워/하염없이 바라보네 내 마음도 따라우네/가여운 나의 여인이여/로 시작되는 ’빈잔‘의 가사는 투병 중인 아내 송남영 씨에게 바치는 사부곡(思婦曲)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게 했다.
임재범은 이날 녹화 중 고열에 시달려 경연을 마친 뒤 병원진료를 받은 탓에 경연 결과를 발표할 때는 녹화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날 임재범은 500명의 청중평가단의 지지도 조사에서 4위를 차지했다.
이소라의 파격 변신...7위 BMK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임재범의 무대가 감동이었다면 이소라의 변신은 전율을 안겼다. 그가 선택한 곡은 한류스타 보아의 ‘넘버원’, 곡 선정부터 파격이었다. ‘바람이 분다’, ‘청혼’같은 그의 히트곡을 떠올렸을 때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는 선정이었다.
이소라는 모험을 택했다. 그는 발랄하고 생동감이 넘쳤던 ‘넘버원’을 거칠고 어두운 록발라드로 묘사했다. ‘넘버원’은 이소라의 음색을 통해 100% 새로운 곡으로 탄생했고 이소라는 이 곡에 자신의 색깔을 입혀 또다른 매력을 창출해냈다.
마치 ‘라디오헤드’의 록발라드를 연상시키는 이소라의 포효에 관중석은 물론 TV 앞을 지켜보던 시청자마저 숨 죽였다. 이날 이소라는 7명의 가수들 중 2위를 차지했다.
가신(歌神)들의 무대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유영진의 ‘그대의 향기’를 부른 김범수, 김건모의 ‘미련’을 택한 김연우, 더 클래식의 ‘마법의 성’을 부른 윤도현은 각각 자신만의 개성과 매력을 살려 미션곡을 소화해냈다.
이날 1위는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부른 박정현, 7위는 변진섭의 ‘그대 내게 다시’를 재즈풍으로 해석한 BMK였다. 하지만 1등과 7등이라는 잣대로 평가하기에는 이들의 무대는 너무나 벅찬 감동 그 자체였다.
한편 ‘나가수’는 15일 중간점검을 거쳐 22일 2차 경연을 가진다. 이날 2차 경연을 마친 뒤 1차 경연 때와 지지도 점유율을 합산해 첫 번째 탈락자를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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