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치우천왕, 단군보다 400년 앞선 우리 조상”

한배달치우학회장, 단오추모대제 학술대회서 주장 ‘눈길’

○…한·중·일 삼국이 군신으로 숭앙하고 붉은악마들이 승리의 상징으로 높이 받들고 있는 ‘치우천왕’은 동이족의 수령, 구리와 고려, 고구려, 구려 등의 옛말 ‘가우리’의 임금으로서 단군보다 400년 앞선 우리 조상임이 분명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

이 같은 주장은 지난 23일 오후 구리청소년수련관 1층 강당에서 (사)고구려역사문화보전회와 (사)한배달, (사)기천문이 공동 주최한 ‘단오 추모대제 탄신 2091주년 기념 고구려 역사지킴이 학술대회’에서 제기.

박정학 한배달치우학회 회장은 ‘구리와 치우천왕’이라는 주제의 발제문에서 “치우는 동양의 트로이전쟁에 비유되는 탁록대전(기원전 26세기) 당시 중국 서부부족을 대표하던 화하족의 황제와 싸워 용맹을 떨쳤던 군신이지만 액막이 도깨비 등 전설과 신화로만 전해져 왔다. 그러나 단군 이전의 상고사를 주장하는 사학계 일각에서는 치우가 중국보다 앞서 청동기 시대를 연 실존 인물이라고 표기하고 있다”고 주장.

또 ‘삼성기’에는 배달국 14대 임금인 자오지 환웅의 별칭으로 ‘사기’에는 구려족의 임금으로 명시됐으며, 이는 우리 민족과의 관련성을 나타낸다는 것이라고 부언.

그는 “중국 학계는 그동안 황제와 한족을 역사의 중심에 세우면서 그와 맞섰던 치우를 악마, 악인으로 치부해 왔다. 그러다가 최근 소수민족 융합정책을 채택하고 화하족, 도이족, 묘만족을 중화족의 공동조상으로 모시면서 치우에 대한 복권작업을 시작했다. 특히 1995년 만들어진 탁록삼조 문화연구회가 중심 역할을 하고 있으나 우리 학계는 고대신화 속의 인물로만 생각할 뿐 기초적인 문헌자료마저 모으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

박 회장은 “중국이 치우를 왜곡, 폄하해 온 것은 동북아 내의 전형적 오리엔탈리즘이었으며, 최근 복권작업 역시 중화중심주의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치우의 역사 재건은 한국 상고사의 뿌리를 밝히는 데 결정적 근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

구리=한종화기자 hanjh@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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