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 대학… 직장… 결혼도 함께

길병원서 태어나 길병원에 근무 ‘네쌍둥이 간호사’
세자매 ‘감격의 웨딩마치’ 이길여 회장 물심양면 지원

“함께 태어난 것만도 축복인데 함께 결혼까지 하게 돼 행복해요.”

가천대길병원과 끈끈한 인연을 맺어 온 네쌍둥이 간호사가 함께 결혼식을 올렸다.

12일 길병원에 따르면 길병원에서 태어나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황슬·설·솔·밀 네쌍둥이 자매 중 황설씨(24)를 제외한 나머지 세자매가 지난 11일 오후 1시 경기도 용인시청 시민예식장에서 합동으로 결혼식을 올렸다. 둘째인 황설씨는 선교사인 남편을 위해 지난해 11월 먼저 결혼했다.

이날 결혼식은 김재원 인천열린문교회 담임목사가 주례를 맡았으며,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이 참석해 24년간의 인연을 재확인했다.

아버지 황영천씨(58)와 어머니 이봉심씨(58) 사이에서 태어난 이들 자매는 지난 1989년 1월 갖은 산고 끝에 길병원에서 이 회장 손에 의해 세상 빛을 보게 됐다.

이 회장은 넉넉지 않은 가정형편으로 병원비 걱정을 하던 아버지 황씨의 사정을 전해 듣고, 병원비를 받지 않는 것은 물론 대학 등록금 지원을 약속했다.

이후 이 회장은 지난 2006년 이들 네쌍둥이 자매와의 인연을 떠올려 수소문 끝에 용인에 사는 이들 자매를 찾았고, 학비 전액을 지원해 무사히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지난 2010년 이 회장은 이들 자매가 우수한 성적으로 간호고시에 합격하자, 곧바로 이들을 길병원에 채용해 약속을 지켰다.

이들 자매는 전문적인 공부를 위해 지난해 가천대 간호학과에 진학해 이 회장의 학비 지원으로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인공신장실, 신생아실에서 각각 근무하고 있다.

네쌍둥이 중 첫째인 황슬씨는 “길병원에서 태어나 함께 일하고, 결혼도 함께 올릴 수 있어 느낌이 남다르다”며 “앞으로 행복한 가정을 꾸려 많은 사람에게 보답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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