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강국, 도박 천국] 1. 인터넷 도박 중독자들
올해 대학에 입학한 20살의 B씨는 평소 온라인 게임(스타크래프트 등)을 좋아해 P2P 사이트의 온라인 실황중계를 즐겨봤다.
그러던 중 채팅창 등에서 온라인 게임도 도박처럼 베팅을 할 수 있다는 불법인터넷 사이트를 알게 됐고, 도박인지도 모르는채로 베팅을 시작했다.
아르바이트로 모았던 돈을 모두 날린 B씨는 2학기부터 학교를 휴학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인터넷 게임을 보면서 베팅을 분석하고, 불법적인 베팅을 지속했다.
이후 핸드폰 소액결제는 물론 부모의 신용카드까지 도용하는 등의 2차적인 문제가 일어났으며, 현재는 가족들에 의해 정신과 감정을 받아 입원조치가 됐다.
대학교 3학년인 C씨는 군 제대 후 친구들을 통해 스포츠토토를 접했다.
처음에는 합법적인 온ㆍ오프라인을 통해 재미로 베팅을 했지만, 어느새 베팅한도가 10배나 높고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 방식도 많은 불법인터넷스포츠토토 사이트에 빠져들었다.
명의를 대여해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개설한 돈까지 끌어서 베팅을 한 C씨는 돈을 빌린 친구들로부터 소외됐고, 학교까지 휴학한 상태다.
이같이 인터넷 도박의 폐해는 생활속에서 즐기는 불법도박보다 훨씬 심각하다.
또한 인터넷도박사이트를 통해서는 불법적인 대출 방법도 쉽게 접할 수 있고, 이를 담당하는 조직적 전문 브로커들까지 자리잡고 있어 그 폐해는 더욱 커지고 있다.
더구나 중독의 속도와 도박중독으로 인한 문제가 단시간 내에 발생하고, 본전을 만회하겠다는 생각으로 또다시 인터넷 도박으로 빠져들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특히 인터넷 도박의 특성상 가족이나 지인들이 모르게 도박을 하는 경우가 많아 초기 치료적 개입 시기를 놓치게 되고, 도박중독의 최상위 수준인 병적 도박 단계가 되어서야 치료적 개입을 원하거나, 가족들이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경기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 관계자는 “도박의 진행은 도박을 하지 않는 단계에서 사교적 도박으로 발전하고, 이후 문제성 도박 단계에서 최종적으로는 병적도박으로까지 이어진다”며 “특히 혼자서도 있는 인터넷 도박의 중독성은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명관기자 mk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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